[허옥석]‘태안반도의 기적`총선에도 이어지길

  • 오피니언
  • 사외칼럼

[허옥석]‘태안반도의 기적`총선에도 이어지길

[기고]허옥석 태안군선관위 사무과장

  • 승인 2008-04-06 00:00
  • 신문게재 2008-04-07 20면
  • 허옥석 태안군선관위 사무과장허옥석 태안군선관위 사무과장
▲ 허옥석 태안군선관위 사무과장
▲ 허옥석 태안군선관위 사무과장
지난해 연말, 원유유출사고로 태안 앞바다가 검은 죽음의 바다로 변해 버렸다. 청천벽력이었다. 갑자기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통곡했다. 바다가 젖줄인 이들에겐 바다의 황폐화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이런 지옥의 바다에 전국 방방곡곡에서 구름처럼 몰려와 피해주민들의 아픔을 씻어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천리 길 마다않고 찾아온 이들이 모래 틈에 남긴 사랑이야 말로 한편의 감동의 드라마였다.

사고발생 77일 만에 그 수가 100만 명을 넘었다하니 일본 ‘미쿠니 기적`의 경우 석 달 동안 30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다녀갔음을 상기하면 우리 국민의 저력은 단연 돋보인다. 생업을 뒤로 한 채 삭풍 속에서 땀방울을 흘린 이들 덕분에 태안은 이제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기름때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게와 고동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보금자리를 잃었던 갈매기, 왜가리, 백로 등이 다시 날아들고 있다. 우리는 이를 ‘태안반도의 기적`이라 불러도 좋을 듯 싶다.

오는 4월 9일 실시하는 제18대 국회의원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희망의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기대 속에 지난해 12월 11일 예비후보등록을 시작으로 펼쳐왔던 대장정의 공연도 며칠 있으면 후보들은 그 무대에서 내려오고 이 나라 주인인 유권자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그 동안 우리 선거는 정책대결보다는 금품살포, 비방·흑색선전, 허위사실 유포 등 불법·타락으로 점철된 질곡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50배 과태료, 포상금 지급 등 제도개선과 국민의 의식변화로 불법행위는 상당히 줄어들고 있으나, 지난해의 일부 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와 며칠 전 정선군에서 발생한 금품선거 관련 보도를 접하면서 구태가 되풀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정치개혁은 제도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의식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무리 선거법을 엄격히 적용하더라도 유권자가 깨어 있지 못하면 타락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유권자의 의식수준이 그 나라의 정치수준을 결정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권자가 주인의식을 가지지 못하면 그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유권자가 져야 한다

정당과 후보자 또한 법이 지켜지는 가운데 정견과 정책으로 경쟁해야 하며 마지막까지 선의의 경쟁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4월 9일 선거일에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하자.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어찌 정치와 나라가 잘되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지금이야 말로 우리나라 정치선진화의 초석을 다질 절호의 기회다. 국민 모두가 참여하여 4월 9일을 이 나라에 새로운 꿈과 희망이 시작되는 날로 만들자.

누구를 선택하느냐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자유다. 그러나 투표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따라서 기성세대든 신세대든 우리 모두 선거일만은 즐거운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하자. 이번 투표는 어느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만을 위해 표를 던지는 게 아니다. 그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꿈과 희망에 표를 던지는 것임을 명심하자.

‘인간의 과실`로 인한 태안 앞바다의 검은 기름 덩어리를 씻어내고 그 피해 주민들의 가슴속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듯이 한 번 잘못 뽑은 정치인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 또한 오랜 기간 지속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번 선거에서 모두가 힘을 모아 태안 앞바다의 검은 타르를 씻어 내는 마음으로 그동안 횡행했던 불법선거문화의 잔재를 말끔이 지워버리고 깨끗한 선거문화의 기적을 만들자. 우리가 누구인가. 절망의 바다를 희망의 바다로 바꾼 국민들이 아니던가. 오는 4월 9일, ‘태안반도의 기적‘이 다시 한번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