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인]도시 이미지를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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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인]도시 이미지를 바꿔보자

[금요논단]최남인 예총 대전시회장

  • 승인 2008-04-03 00:00
  • 신문게재 2008-04-04 20면
  • 최남인 예총 대전시회장최남인 예총 대전시회장
▲ 최남인 예총 대전시회장
▲ 최남인 예총 대전시회장
그간 우리나라는 국토의 개발계획이나 신도시 건설, 신시가지 조성, 도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도시기반 시설, 사회문화 시설, 녹지 확보 및 예술적 공간조성 등 공공영역에 대한 배려 없이 대규모 도시개발로 급격한 도시화를 이루었다가 탈산업화로 인한 도심의 공동화, 황폐화 현상이 나타났고 교통의 혼잡, 각종 공해 문제, 환경의 파괴 등 심각한 사회 문제가 야기되자 이제 서야 도시를 사람, 문화, 산업이 공생하고 조화를 이루는 인간적인 도시(human city)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문화예술과 경제의 융합을 통해 문화적 생산 도시인 창조도시로 리모델링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지금 새 정권이 들어선 후 화두중 하나가 공공디자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관(官)이 결정 또는 규제 권한을 갖는 이른바 ‘공공디자인`의 황폐함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항이다. 미적 감각은 물론 기능성마저 떨어지고 수준자체도 떨어지는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우려의 목소리 또한 드높다. 창조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대전에서라도 “정말 세련된 도시환경에서 살고 싶다”는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줄 그런 여러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최근 제주시에서는 도내 최초로 공공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가로등을 시민복지타운 및 시내 공원에 설치해 시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업은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쾌적한 도시 조성을 위해 대학교수 등 디자인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공공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낸 도내 최초의 가로등이라고 한다.

이처럼 대전에서도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변신은 지금 대전 시내 거리를 달리고 있는 1000여대의 시내버스 색깔과 디자인부터 시작되었으면 한다. 대전을 상징할 수 있는 색감을 이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찾아내어 이를 과학의 도시, 문화예술이 숨 쉬는 창조의 도시를 구현하려는 대전이미지에 걸 맞는 색감과 무늬로 재디자인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내버스뿐만 아니라 택시 그리고 관에서 운행하는 공공차량 역시 ‘움직이는 디자인 전시장`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미감을 고려하면서도 해당 기관 또는 단체의 정체성을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바뀌어 져야한다.

이와 병행하여 노선안내도나 시내버스 승강장 그리고 천편일률적인 보행자 도로 등도 심미안적인 감각을 갖춘 전문가들에 의해 재탄생되었으면 한다.

도로의 가로등, 그리고 쓰레기통도 신선한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발상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세계 여러 도시를 통해 알 수가 있다

관청이 발행하거나 사용하는 증명서와 신분증, 공문서, 그리고 각종 서식에도 과감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사용자인 시민을 위한 미적, 기능적 고려는 뒤로 밀어둔 채 행정기관의 편의만을 우선시하는 딱딱하고 획일화된 양식과 모양에서 탈피하면 업무능률은 물론 관에 대한 시민들의 친밀감도 높여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를 들면 주민등초본, 호적, 인감증명 등 서류들을 색깔별로 달리하면 구별도 편하고 보기도 좋을 것이다. 디자인 전문가들은 신분증이나 관공서 서식을 ‘속옷` 디자인에 비유한다고 한다. 자동차 번호판, 길거리 휴지통처럼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얼핏 드러나는 모습에서 해당도시의 품격과 미적 감각을 돋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분별하게 난무한 간판에 대해서도 거시적인 측면에서 정비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간판정비 사업이 단순 간판교체사업이 되지 않도록 자치단체의 광고물관련 조례부터 심도 있게 합리적으로 손질돼야 하고 일정크기가 초과된 간판은 디자인 관련 전문가의 심의를 거치도록 해야 하며 적용하는 컬러나 디자인에 별도의 규정을 마련해서 지역정서가 반영된 특화된 간판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 또한 한 업체가 아닌 여러 업체를 선정해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토록 해 업종이미지를 부각시켜는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 삼청동과 인사동 간판이 아름답다고 한다. 특히 인사동 간판들은 지역고유의 정서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 그러나 이곳의 간판 문화가 하루아침에 조성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관에서 행정력을 동원하여 강제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 자생적으로 정착하기까지 숱한 난항과 시간이 걸렸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간판도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뜯어고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율과 합리적인 규제를 병행하면서 간판에 대한 시민의식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처럼 공공시설에 대한 디자인에 조금만 투자해도 황량하고 삭막한 거리를 풍요롭고 우아한 환경으로 바꿀 수 있으며 도시의 표정을 문화상품으로 부각시켜 매력적이고 새로운 도시이미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한 “거리시설물에 대한 감각적인 디자인은 관(官)이 민(民)에게 줄 수 있는 중요한 행정 서비스”임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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