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에 따르면 거리에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오늘밤 10시 반쯤에
사상 처음으로 남자들이 비처럼 쏟아질 예정이랍니다∼”
하늘에서 남자가 비처럼 쏟아진다는 발칙한 가사는 억지스럽다. 그러면서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땀이 비오듯 러닝머신을 타는 여자들 틈새에서 들어야 노래가 내뿜는 에너지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간절히 “아멘”을 외치는 신도 모양, 러닝머신 위에서 ‘할렐루야, 에이멘(아멘)` 부분만 추임새 넣는 여성을 보면 덩달아 심장이 러닝머신을 탄다.
이 노래는 하늘에서 남자가 내려오는 그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진은 서울 명동 어느 건물 외벽에서 본 르네 마그리트의 '골콘다'라는 작품이다. 스카이 다이빙하다 잘못 낙하하는 비현실적인 침대 광고 속에서는 남자가 천장을 뚫고 떨어졌다. 그러나 가사는 ‘비를 맞을 수 있게 지붕을 뜯어내고 침대에 가만히 있어요`다.
가외의 소득도 있다. 그 벽력같은 음악소리에도 조잘조잘 입운동하는 여자들에 적응하다 수다의 생리를 완전 정복하게 된 것이다. 여아는 태아 때 입을 옴죽거리는 횟수가 많아, 임신 16주를 지나 20주가 되면 입의 움직임이 벌써 남아보다 활발해진다는 놀라운 사실을 이제 믿기로 했다. 천성적으로 여자는 거짓말에서 유리하다. 남자보다 혀가 덜 굳고 말수를 줄여 잘 탄로나지 않으며, 이때 남자는 시선을 피하지만 여자는 눈을 물끄러미 보는 경향이 있다. 우열이 아닌 차이다.
주변 공간 정보를 다루는 뇌 부위도 달라 여자에겐 ‘길치`가 많다. 기하학적인 사고에 조금 더 능숙한 남자는 너끈히 그 여자의 집 천장을 정조준해서 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금발 남자, 흑인 남자, 마른 남자, 거친 남자, 힘센 남자, 인색한 남자…. 원하는 모든 여자들이 ‘재정리`한 하늘에서 러브 사인을 받아 이상형을 만나기를!
오늘도 하늘에서 봄비를 대신해 쏟아지는 남자들. 이 경이로운 은유에서 다원주의적 생물학 논리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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