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인 (재)안면도 꽃박람회 조직위원회 총괄부장 |
이렇듯 바라만 보아도 좋을 봄이지만 이보다 더 아름답게, 더욱 향기롭게 꽃이 피기를 기다리던 꿈들이 내년 이맘때쯤 안면도에서 희망으로 다시 피어난다. 2009년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27일간 ‘꽃, 바다 그리고 꿈’이라는 주제로 태안 안면도에서 ‘2009안면도 국제꽃박람회’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동서양 화훼의 아름다움을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주전시장인 꽃지 지구는 수백만 송이 꽃을 테마 위주로 연출하여 오랜 추억으로 간직토록 전시되며 부전시장인 수목원지구는 한국인의 정서처럼 단아함과 소박함을 느낄 수 있도록 화려하면서도 초라하지 않도록 전시될 것이다.
여기에 세계 40여개 국가의 진기한 꽃과 함께 할미꽃, 금낭화, 붓꽃 등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도 전시되어 자연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해 ‘동화 이야기 속으로’ 코너를 만들어 꽃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꽃 문화 체험 촌’공간도 조성하여 직접 꽃꽂이도 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고자 한다. 사계절 내내 솔향의 그윽함과 하얀 백사장에 부서지는 포말, 아름다운 낙조에 더하여 안면도를 꽃으로 물들이려한다.
이미 2002년도에 안면도에서 성공적인 국제 꽃박람회를 치렀다. 그때 박람회를 찾았던 분들은 지금도 잃을 수 없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꽃을 사랑하고 가꾸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충청인의 맥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꽃을 가꾸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1600년 전인 백제 진사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시대 『동사강목』에 의하면 서기390년에 궁궐안에 연못을 파고 꽃동산을 만들었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백제인에 의해 화훼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다. 선조들의 꽃사랑 혜안이 자랑스럽다. 이런 뜻을 오늘에 되살려 2009국제꽃박람회를 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멈추지 않은 뜻밖의 위기와 시련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원유 유출로 덮은 검은 재앙은 차라리 절망 그 자체였다. 허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그곳엔 100만인의 희망이 있었다.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원봉사의 손길인 것이다. 그분들은 눈보라 속에서도 오직 바다를 살리고 이웃을 보살피겠다는 사랑과 봉사정신뿐이었다.
이 순간에도 태안사랑은 줄을 잇는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쪽빛 바다위에 갈매기 나르고 파도리 원추리 꽃도, 만대 고란초도 싱그럽게 거듭날 것이다. 때맞춰 환상의 섬 안면도에서 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하여 꽃내음 가득한 아름다운 태안반도를 만들 것이다.
누구나 마음은 꽃 속에 있다. 내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는 국민의 축제다. 태안을 찾았던 자원봉사자 분들을 비롯하여 꽃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모두 만나는 자리여야 하기 때문이다. 따스한 훈풍은 봄과 함께 꽃과 나비를 몰고 왔다. 들판엔 연두빛으로 곱게 물들고 있다. 우리는 꿈틀거리는 생명력에서 또 하나의 희망을 손꼽아 기다린다. 내년 봄에 필 꽃들의 향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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