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에 쫓겨 태안 기름유출사고 이후 이어진 자원봉사 행렬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만 봐야 했던 상인들이 모처럼의 휴식시간을 반납하고 태안에서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기로 뜻을 모았기 때문.
전성배 상인회장은 “평소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상인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상인의 날`을 기회로 봉사활동에 참여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하루라도 시간을 내 방제작업에 참여하고, 음식이라도 팔아주면 기름유출로 고통받고 있는 태안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오늘 봉사활동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3시간 여를 달려 태안군 원북면 황촌리 구례포 해수욕장에 도착한 상인회원 500여 명은 또 다시 산길을 따라 30여 분을 걸어 방제 작업 현장에 다다르자 잠시 쉴틈도 없이 바쁜 손길로 자갈과 모래 틈에 낀 기름 찌꺼기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이날 봉사 활동에 참여한 윤경원(55)씨는 “아름다운 바다를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는지 볼 수록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며 “하루 봉사 활동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심적으로나마 주민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태안지역 상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인근 식당에서 미리 주문한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한 상인들은 4시간 여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태안의 특산물을 구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 회장은 “방제 활동 뿐 아니라 음식이나 특산물을 팔아주는 것도 하나의 봉사 활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태안이 하루 빨리 옛 모습을 되찾아 이 지역 상인들도 웃음짓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