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만 보던 묘기에 가까운 예술당구가 눈앞에 펼쳐지니 흥분되기도 하고 신기하다.
서구 둔산동의 한 당구장에서 예술구 시범을 펼쳐 보이는 전국랭킹 1위의 주인공 이홍승(33)씨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차유람, 자넷리 등의 당구 스타 등장으로 당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 예술구 국내 랭킹 1위가 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이홍승 선수는 고등학교 3학년(19세)때 당구 큐를 처음 잡은 이후 14년간 당구에 인생을 바쳐온 ‘당구맨’이다.
처음 당구를 배웠을 때는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고 하루에 15시간씩 당구공과 씨름해 1년 만에 4구를 2000점으로 올렸다.
그 동안 당구에 쏟은 돈이 얼마정도 됐냐는 기자의 질문에 “차 한 대도로는 부족하고, 집 한 채 정도 투자했다”며 웃음을 짓는다.
관중들에게 받는 박수가 좋아 예술당구를 시작했다는 이 선수는 23살 때 본격적으로 프로로 등록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 19살때부터 14년간 당구에 인생을 바쳤다는 이홍승씨. 예술구 시범을 펼치는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
프로 활동 시작이후 공식대회는 지난해 광주에서 열린 제88회 전국 체육 대회 시범경기 시합이 첫 경기. 처음 시합에 참가해 이 선수는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한다.
이 선수는 “예술 당구의 실력은 백지 한 장의 차이다”라는 가르침을 준 스승에 대한 존경심 또한 각별했다.
오전 11시부터 새벽2~3시까지 당구장을 운영하는 가운데 손님이 없는 새벽시간 꾸준히 연습을 하는 이 선수는 “가정에 소홀한 부분이 많은데, 그래도 남편을 믿고 이해해주는 부인과 딸이 너무 고맙다”고 고백했다.
이 선수는 “당구라는 스포츠는 자신과 당구공과의 끊임없이 외로운 싸움”이라며 “다른 스포츠와 달리 편파 판정 없이 누구나 인정하는 깔끔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전했다.
‘정상에 섰을 때 시작’이라는 이 선수는 “앞으로 청출어람은 계속 될 것이다”라며 “자신이 스승에게 배운 것을 똑같이 후배에게 가르쳐, 한국의 예술구 1인자를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선수는 오는 4월 6일 벨기에에서 열리는 유럽세계 예술당구 시합대회에 한국 대표 선수로 참가한다. 좋은 결과를 얻어 지역에 좋은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한다./ 김민영.이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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