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새뮤얼 헌팅턴(Samuel P.Huntingtontington)은 그의 저서 ‘문화가 중요하다’의 서문에서 한국과 가나를 비교하면서 한국을 매우 경탄스런 나라로 소개했다. 1960년대에 ‘한국’과 ‘가나’는 양국의 1인당 CNP 수준이 비슷했으며 1차산업(농산품), 2차산품(공산품) 그리고 3차산업인 서비스의 경제점유 분포도 비슷하였다.
특히 농산품의 경제점유율이 아주 유사했으며 경제원조를 받는것까지 유사하였다. 두 나라 모두가 1인당 국민소득이 80달러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에 들어서자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에서 가나를 15배나 앞질러 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2003년에 들어서자 가나도 1인당 국민소득이 320달러로 1960년에 비해 4배 이상으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그때 쯤 한국은 1만 달러로 1960년에 비해 125배나 뛰어 올라있었다.
40년 만에 한국은 가나를 30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고, 유수한 다국적기업을 거느리고 자동차, 전자장비, 조선등의 기술집약적 산업이 발달하여 경제규모는 세계 220여 국가 중에서 12위권의 대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이런 발전 속도는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역사상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일이다.
세계적인 석학 고 피터 드러커도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기업가정신을 논할 때 1등은 단연 한국이라고 치켜 세우면서 40년 전 만해도 한국은 기업다운 기업이 없었지만 90년대 후반에 24개분야에서 세계수준이 되었다고 하였다. 헌팅턴이나 드러커가 주장한것은 놀랄만한 한국의 창업정신이었는데 요즈음은 창업의지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사회의 실패에 관대하지 못한 문화와 관계가 있다. 벤처기업의 성공률이 겨우3% 정도라고 하지만 성공할 경우에는 막대한 부와 명예를 차지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전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언제부터인지 창업적 도전정신이 사라지고 실패한 자 에게는 관대하지 못했다. 창업할 마인드가 사라진 것 뿐 아니라 실패 뒤의 사회적 냉대·조소도 한몫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창업실패에 따른 후유증은 젊은이들의 기업가정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그리고 가진 자를 적대시하는 반 기업 문화도 언제부터인지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물론, 부자들의 대부분이 정당하지 못하게 돈을 번 이유도 있었지만 부자들이 전부 나쁜 자 라는 인식은 돈을 멀리하게하고 돈을 벌려는 의지마저 없애게 하여 창업문화를 말살시키게 할 수 있다.
일본에는 요즈음 실패학이라는 학문이 등장하여 남의 실패를 기초로 실패를 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여 90년대의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였고 창업 중심의 기업가정신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창업하려는 의지와 문화, 그리고 창업에 필요한 규제를 혁파, 세계 최고수준의 창업창출환경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장건설에 몇 년이 걸리고 골프장 만드는데 몇백개 도장을 찍어야 하는 규제의 천국에는 창업의지는 없어지고, 창업이 쉬운 해외탈출이 증가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할 일은 사라진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도록 규제를 풀고 창업문화가 넘치도록 사회적분위기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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