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無선거’ 피해는 결국 유권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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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택]‘無선거’ 피해는 결국 유권자의 몫

[시사에세이]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

  • 승인 2008-03-24 00:00
  • 신문게재 2008-03-25 20면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자치여론연구소장
이제 4.9총선이 보름 앞으로 바짝 다가 왔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는 국민도 없고 정책도 없이 후보자와 정당만 난립하는 형국이라 답답하지 못해 절망감마저 든다.

헌법 제1조 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듯이 우리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요, 민주주의가 정착된 국민소득 2만불의 선진국가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하는 행태를 보면 과연 이들이 국민들에게 주권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따라서 필자는 최근 각 정당의 공천과정을 보면서 몇 가지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생각해봤다. 첫째, 각 정당의 공천 문제이다. 개혁 공천이라는 이름하에 각 정당에서는 공천을 어느 정도 마무리 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공천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퇴보한 공천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평가이다. 공천기준이 모든 후보에게 똑같은 잣대로 적용돼야 하나, 누구는 대통령의 형님이라 되고, 누구는 나이가 많아 안 되고, 누구는 누구 계파라 되고, 누구는 전과자라 안 되고 정말이지 엉망진창이다. 이번 공천을 한마다로 정의하자면 ‘무원칙· 계파챙기기공천`이다. 어디서부터 엉켜진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외 없는 원칙적용만이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 없는 선거라는 것이다. 이번 총선 또한 국민들이 기대하였던 매니페스토 정책선거가 아니라 바람선거 또는 네거티브 선거가 될 것이다. 결국 국민들은 아무런 정책에 대한 비전을 알지 못한 체 투표장으로 가야 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외국의 경우 그 지역에 국회의원이나 시장에 출마하려면 최소한 6개월 전에 공천이 끝나고 그 지역 유권자들에게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여 심판을 받는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공당이라면 최소 3개월 전에 공천이 끝내고 지역유권자들에게 다가가 정책과 비전을 전달하는 제도가 법제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움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공천 탈락자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사회가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단면을 보는듯하여 씁쓸하다.

나아가 이들의 행태는 과거 이승만·박정희대통령처럼 개인숭배가 심했던 시절에도 보지 못했던 특정인을 지칭하는 모모연대라는 정당명을 사용한다고 한다. 3김정치가 판을 치던 시대에도 YS당 이나 친DJ연대, JP당 이라는 당명은 없었다. 분명 특정인을 지칭한 연대라는 것은 사당을 의미하며, 헌법 제8조 2항의 ‘정당의 목적, 활동은 민주적이어야 하며...` 라는 규정에 반하는 행위라 보여진다.

과연 이들이 국회로 간다고 할 때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에게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끝으로 4.9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명언이 떠오른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라는 말은 민주주의의 정신을 가장 간결하고 적절하게 나타낸 것으로서 유명하다.

이번 4.9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후보자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유권자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거가 싫다고 정치가 싫다고 투표에 불참하는 것은 주인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의무를 다한 자만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무관심속에 공약도 없고 비전도 없다. 결국 손해는 국민들의 몫이다. 목마른 사람이 샘판다는 말도 있듯이, 이런 어지러운 정치판을 바로잡는 것은 우리 유권자들의 몫이라는 걸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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