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없어 반 영구적… 자연적인 정화방법
가나자와(金況)대학에서 기름 오염과 관련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타자키(田崎.여.64.이학박사.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태안 원유 유출 사태 이후 남은 과제는 남아 있는 모래사장에 침투된 기름제거와 생태계 복원"이라며 "인위적인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는 점토를 활용한 기름 정화작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리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점토나 황토에는 기름을 자연 분해하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점토 표층에는 기름을 떼어낼 수 있는 인, 칼슘, 질소, 토양 등의 유기물이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점토가 모래에 침투된 기름을 흡착해서 걸러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사고 당시 모래에 침투한 기름을 시료로 채취해 점토를 뿌렸더니 기름 분해 작용을 했다. 점토의 미세 입자가 모래에 침투된 기름을 흡착한 뒤 자외선을 받아 기름 분해 작용을 활성화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점토의 경우 독성을 갖고 있지 않고, 반영구적인데다 자연적인 정화방법이어서 남은 기름을 제거해내는 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단 이 실험은 실험실에서 해봤던 것이기 때문에 2개월 동안만 기름 분해 작업이 유지됐지만 해안가에 가서 직접 써보면 한 번 뿌려진 점토에서 지속적인 기름 분해작용을 일으킬 것이라 예측된다.점토의 경우 인위적으로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는 자연분해 방식이기 때문에 기름 피해를 본 인도네시아나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도 시범적으로 사용되고 있다.2년 전 쓰나미 때도 석유회사가 많았기 때문에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나의 도움을 받아 당시 점토를 뿌렸고, 지금도 관찰 중이다.
-점토를 이용한 기름 분해 방법이 한국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지난 1월4일 태안을 찾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자원봉사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외관상으로 볼 때 모래나 해변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깨끗해 졌지만 갯바위나 암벽 일대에는 아직도 많은 량의 기름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특히 모래는 암벽이나 자갈에 비해 흡착률이 높다. 모래에 스며든 기름을 어떻게 정화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관건인 셈이다.
태안의 경우 아직 이 방법을 쓰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지만 앞으로는 분명히 바이오(생물학적) 방제작업을 통한 친환경적인 복원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점토를 이용한 기름 제거작업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 나홋카호 침몰 당시 모래사장에 유출된 기름은 30cm였다. 깊은 곳은 60cm까지 침투됐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염된 모래를 갈아 업는 방법을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부작용이 지금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해안가 인접 식물이 완전히 말라 죽었고, 사고 지점인 미쿠니 지역 인접 수선화 군락은 지금까지도 회생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이 방법을 사용했다면 이처럼 큰 피해가 지속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숯을 이용한 기름제거 방법도 있으나 이것을 유처리제로 사용할 경우 비용 면에서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점토의 경우 공극이 많아 황토가 기름을 잘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