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제직 충남도교육감 |
학교 현장을 찾아 아이들을 바라보면 기운이 용솟음친다. 이들을 잘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수 없이 해본다. 장래 우리나라를 이끌고 글로벌 시대를 주도할 미래의 인재들이 아닌가? 이 아이들이야말로 세계 10위 경제대국을 이룩한 위대한 국민의 아들딸이다. 이들은 앞으로 세계를 리드할 세계의 인재들인 것이다.
학생들은 아침에 등교하여 ‘5분 아침영어` 방송에 귀를 기울인다. 짧은 5분이지만 귀에 들어오는 내용도 있고 흘러가는 것도 있다. 매일 반복되니 만큼 쌓여지는 무엇이 있는 듯하다. 언젠가 귀가 열릴 것이라는 자신감도 생긴다.
영어 수업시간에는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을 듣는다. 선생님들은 가끔 우리말을 쓰기도 하지만 되도록 영어로 진행하려 하고, 어려운 부분이나 학생들이 못 알아들었다고 생각하면 여러 번 반복하신다. 원어민과 함께하는 수업이니 만큼 더욱 신난다.
영어와 수학 수업은 수준별 수업이다. 학급수보다 하나 더 많은 학급을 편성하여 수업이 진행된다. 그러니까 다른 교과를 배울 때보다 학급당 학생수가 적어 개별화가 이루어진다. 또한 서로의 수준이 비슷하여 수업 전체에 활기가 넘친다. 상위권반, 중위권반, 하위권반 모두 질문과 답변이 우렁차다.
점심시간에는 학교내에 설치된 ‘영어만 쓰는 구역(English Only Zone)`에서 영어 간행물을 떠들어 본다. 영자신문도 넘겨보고, 영어일기 모음집과 영어이메일 모음집도 펼친다. 친구들이 외국인친구에게 쓴 영어 편지를 보고 편지 초안을 잡는다. 원어민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아직은 몸짓 영어가 많고 단어 중심의 영어이다. 친구들과도 영어로만 대화를 나누면서 학교에서 마련해 준 영어 노출기회를 잘 활용하고 있다.
오후에는 방과후학교 영어교실에서 공부를 한다. 방과후학교 영어프로그램에는 학교선생님 외에 간혹 외국에서 살다온 어머니들이나 지역의 군인아저씨, 대학생 언니 오빠들로부터 영어를 배운다. 필리핀에서 시집온 아줌마 선생님이 영어를 가르쳐 줄 때도 있다.
또 미국의 대학에서 교생실습 온 인턴교사와 함께 영어 공부를 하기도 한다. 이들에게서 수학이나 과학 등을 영어로 배운다. 이러한 몰입교육은 대학에 진학하여 영어 원서를 보게 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수업이 끝나고 ‘영어책 코너(English Book Corner)`에 가서 밤에 집에서 볼 영어 소설을 대출한다. 어느 때는 영어 만화책을 빌리기도 하고, 영어 DVD 영화를 빌리기도 한다.
운동장에 나와서는 원어민교사와 함께 축구나 배드민턴을 한다. 책상 앞에 앉아서 정식으로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함께 땀 흘리며 뛰고 달리는 순간이지만 가장 많이 영어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어민과 축구를 가장 열심히 한 피곤한 날에는 꿈도 영어로 꾼다.
밤에는 집에 있는 컴퓨터로 사이버학교에서 공부한다. 에듀스충남 사이버스쿨이다. 여기서 쌍방향 영어수업을 받는다. 선생님은 충남의 다른 학교에 근무하고 계시지만 열정이 대단하시다. 가끔 사이버상담도 해 주신다.
또 방학 때는 전국 최고의 외국어교육 메카인 충남외국어교육원에서 영어 체험학습이나 교육청의 영어체험센터에서 하루 종일 영어로 말하며 지낼 것이다. 영어마을에서도 며칠 묵을 것이다. 또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영어캠프에 참여할 것이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선생님들의 영어 직무연수를 적극 지원할 것이다. 영어교육 추진 전담기획단도 구성하고 우수 원어민교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는 충남 최초의 원어민교사로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스티븐스의 도움도 받았으면 한다.
새봄, 새 희망의 3월이다. 충남의 사랑하는 학생들이 자연스런 영어 노출환경에서 저절로 영어실력을 높였으면 좋겠다. 학부모들은 큰 교육비 걱정 없이 자녀들에게 양질의 영어교육을 시켰으면 한다. 그리하여 이들이 미래에 세계가 좁을 정도로 활기차게 누비고 다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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