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교 학생들은 오는 25일까지 계획된 1박2일의 신입생 수련모임(MT)을 태안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를위해 19일부터 각 학과별로 태안을 찾고 있다.
그동안 대학생 MT가 술이나 마시고 선배들이 후배 길들이는 문화로 잘못 인식돼 자칫 분위기를 흐리지 않을까 우려 목소리도 있지만 이들의 MT는 여느 대학생들의 그것과는 달랐다.
첫날인 19일 태안을 찾은 전기과, 전문사관과 등 3개학과 300여명의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태안군 소원면 구름포 일대 해안에 도착해 MT일정을 시작한 학생들은 싫은 내색없이 진지하게 바위에 묻은 기름을 닦아냈다.
복구작업에 참가한 전문사관과 전향은 학생(19· 여)은 “MT는 술마시고 노는 줄만 알았는데 처음 태안에서 자원봉사한다고 했을 때 당황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자원봉사에 동참해 뿌듯하고 다른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을 만큼 뜻깊은 자리인것 같다”고 말했다.
MT에는 으레 음식과 간식 거리 등을 준비해 가기 마련이지만 간단한 음식 조차 준비하지 않고 오후 2시까지 기름 제거 작업을 펼친 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이후 태안을 방문하는 학생들도 이와 똑같이 일정을 소화하며 태안 살리기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들의 속깊은 생각은 기름 유출 피해가 남의 일 같지 않기 때문. 대학이 태안과 가까운 당진에 위치해 있다보니 자연스레 태안 출신 동문들이 많아 교직원과 학생들은 이 지역민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기름 유출 사고 후 줄곧 지원 방법을 모색해 왔다.
학교 측도 태안지역 출신 재학생 40여명에게 7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원, 불편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줬다. 자원봉사를 원할하게 할 수 있도록 경비 등을 지원하는 등 도움도 아끼지 않았다.
박운신(21·정보통신과) 학생회장은 “태안을 연고로하는 동문들이 많다보니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논의하다 이같은 일을 기획했다”며 “일반적으로 대학생 MT는 먹고 마시는 행사로 흘러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지만 평생의 기억속에 간직할 뜻깊은 MT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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