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부천에서 온 이정환(49)씨 가족이 태안의 한 음식점에서 주꾸미요리를 먹고 있다. |
기름 유출피해로 영업을 포기했던 태안 지역 상가들이 하나 둘 문을 열고 영업을 재개하면서 희망을 되찾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제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서해안 수산물을 먹어주고 팔아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 해수욕장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신호철(42)씨는 기름 유출사고 후 닫아뒀던 가게 문을 최근 다시 열었다.
기름유출 사고 후 손님이 끊기기도 했지만 온 가족이 방제작업에 나서느라 가게 문은 닫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 때부터 30여년 동안 한곳에서 간자미를 팔아온 신씨의 가게는 제법 소문도 많이 나 TV맛집에도 몇 차례 소개됐지만 기름 유출로 인한 타격은 컸다.
겨울철이면 간자미 무침이 택배로 팔려나갈 만큼 인기였지만 문의전화도 오지 않았고 주말이면 앉을 자리도 없던 가게는 텅 비었다.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방제 작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자 신씨는 다시 영업을 하기로 결심했다.희망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씨는 3월초 다시 가게 문을 열고 아내에게 손님 맞을 준비를 하도록 했다. 방제 작업이 남아있어 자신은 못하지만 가게 문을 열기 전에는 방마다 벽지를 새로 붙이는 등 개업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손님 맞이에 나섰다.
신씨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이때가 간자미 살이 올라 가장 맛있을 때”라고 설명하고 “먼 바다에서 잡아오는 수산물인 맛갈나는 간자미 드시러 많이 와달라”고 말했다.
태안군 남면 몽산리 몽산포구에 줄지어 선 횟집에도 이제 조금씩 봄 기운이 비치고 있다.
꿈쩍않던 어선들이 주꾸미 등을 잡아오기 시작하면서 손님들이 하나 둘 찾아오고 있다. 20여곳에 이르는 상점들이 개점 휴업이거나 아예 문을 닫아놓았다가 최근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문황호(56)씨는 “예년 겨울 같으면 쭈꾸미를 찾는 사람이 줄을 이을텐데 기름 유출 사고 때문에 손님이 좀처럼 찾아오질 않아 영업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문의를 해오는 사람들이 늘어 문을 다시 열었다”고 말했다.
예년 같지는 않지만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피해지역 바닷가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제철 수산물을 직접 맛본 손님들은 수산물 먹기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서산 친척 댁에 들렀다 태안의 수산물을 맛보기 위해 몽산포를 찾은 이정환(49·부천시)씨 가족은 태안 수산물이 안전하고 맛있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당부했다.
이씨는“처음에는 반신반의하기도 했지만 음식을 먹어본 뒤 의심은 사라졌다”며 “많은 사람들이 맛있는 수산물을 많이 맛볼 수 있도록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아들 이규성(25)씨도 “설마 먹지 못할 음식을 팔겠느냐. 먹어보니 수산물의 안전 여부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통통한 쭈꾸미가 맛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자원봉사도 하고 제철 음식도 먹어 지역민들이 예전처럼 활기차게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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