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담가볼까?
수정처럼 맑은 물과 그 속에서 유유자적 노니는 물고기, 그리고 강바닥의 모래까지 섬세하게 묘사된 서재흥 한남대 교수의 `물고기 사랑`展이 21일부터 갤러리 소호에서 열린다.
서재흥 교수의 물고기 사랑 시리즈는 지난 1월 막을 내린 제 1회 인터넷 미술대전에서 네티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들이다.
당시 작품은 모두 판매돼 서교수가 최근에 그린 작품 10여점이 전시된다.
맑디맑은 물 속 풍경을 그대로 드러낸 작품을 보고 있으면 손을 담그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강 바닥의 모래까지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에서는 서 교수의 서정성이 느껴진다.
서 교수는 어릴 적 고향의 모습을 떠올리며 사람들에게 잊혀져가는 서정성을 되살리고 싶어 물고기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서 교수는 "산업화 사회를 거치면서 맑은 강물이 사라져 안타깝다"며 "각박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맑은 물 속에서 노니는 물고기를 통해 어릴 적 순수했던 동심을 생각하고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 전시는 4월 3일까지 계속된다.
▲흙을 캔버스 삼은 도자기 판화 展, 대전 아트스페이스 놀이터에서 30일까지
대전 아트스페이스 놀이터에서는 박일정 작가의 퓨전 도자기 판화 展이 지난 17일부터 열리고 있다.
박 작가는 흙을 밀가루 반죽처럼 두드리고 넓힌 도자 위에 살을 붙이거나 모양을 새긴 뒤 채색안료를 발라 구워 낸 특별한 도화(陶畵) 작품을 탄생시켰다.
기존의 도자도 아니고 일반적 평면회화도 아니며, 격식화된 타일그림도 아니어서 요즘말로 하면 퓨전 도자기로 부를 수 있을만 하다.
목포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다 도자기를 배우게 되면서 탄생한 독특한 작품이다.
그의 대표작인 ‘산수팔자도`에서는 그 특색이 그대로 드러난다. 타일을 연결시켜 사람 손 모양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산수풍경을 그려넣은 이 작품에는 기존의 도자에서 표현해 낼 수 없는 입체감이 나타난다.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 직선으로 뻗다가 끊긴 도로, 유유자적하게 흐르는 강물 등 길과 물의 모습이 손금처럼 드러나며 사람의 인생사 한 손에 펼쳐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동안 어린이 마음으로 자연을 보고 상상력을 키우는 점에서 신화의 또 다른 모습인 ‘동심`이 가득 담겨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박 작가의 이번 전시를 통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장르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여성 사진작가가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 렌즈 속에 담았다. 정인덕·박운희 사진전이 26일까지 대전 이공갤러리에서 열린다. 흔들리고 희뿌연한 사진 속에서 작가의 정직한 시선이 느껴진다.
정 씨는 10년 동안 찍었던 셀프 사진 중 23점을 추려 40-50대 여성의 인생을 담아냈다. 카메라의 작은 눈은 40대 여성의 과도기적인 감정의 질곡을 담담하게 들여다본다.
박 씨는 울긋불긋 칠해진 커다란 유리창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찍었다. 절대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사진가의 이미지를 통해 관람객은 궁금함과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두 작가는 충남대 사회교육원 사진연구반에서 만난 인연으로 전시를 함께 열게 됐다.
▲롯데화랑에서 20일부터 `근현대 작가 50인`전
근현대 작가 50인의 대표작을 만나 볼 수 있는 전시회가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롯데화랑에서 열린다.
㈜미술시장이 기획한 이번 전시에서는 청전 이상범, 의제 허백련, 천경자, 김환기 등 익히 알려진 근현대 대표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작품은 미술시장의 소장품을 비롯해 모두 80여 점이며, 이만익의 `가족`과 이대원의 `농원` 등을 비롯해 소장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근현대 미술을 이끌고 있는 중견 및 원로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한국 근현대 미술의 현 주소와 흐름을 한 눈에 읽어 볼 수 있으며,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소장품 구입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미술시장 관계자는 "대전시민들이 근현대 미술을 보다 폭넓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며 "대부분 작품 수준은 물론 소장 가치 또한 검증된 작품들이 전시되기 때문에 관람객에게 후회없는 감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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