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창조도시를 다시 설명드리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신천식]창조도시를 다시 설명드리면...

[시사에세이]신천식 대전대 객원 교수.행정학박사

  • 승인 2008-03-17 00:00
  • 신문게재 2008-03-18 20면
  • 신천식 대전대 객원 교수.행정학박사신천식 대전대 객원 교수.행정학박사
▲ 신천식 대전대 객원 교수.행정학박사
▲ 신천식 대전대 객원 교수.행정학박사
며칠 전 지인과 담소를 나누던 중 상대방이 창조도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 도시계획과 도시개발사업의 전문가로서 평소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분이시기에 그분의 말씀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지인의 이야기는 내게는 충격이었다. 상대의 이야기인즉슨 요즈음 창조도시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자신은 창조도시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조차도 뜬구름을 잡는 것처럼 추상적이고 모호할 뿐 아니라 이야기하는 사람마다 강조하는 분야가 다르니 알아먹지를 못하겠다는 것이다. 대전시가 창조도시를 지향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필자의 글도 읽어보았는데 그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창조도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지인과 헤어지고 나서도 글 내용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창조도시의 개념도 알 수 없다는 이야기는 커다란 울림이 돼 가슴을 짓누르는 바위가 되어버렸다. 바위를 안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확실하게 바위를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어떻게 하면 창조도시를 분명하게 정의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창조도시는 새롭게 만들어진 용어라고 할 수는 없다. 역사 속에서 존재하는 모든 도시는 외부와 내부에서 성장과 쇠퇴의 무수한 계기를 만나면서, 번영의 기회를 만들거나 멸망의 길로 빠지게 되는 극적인 결론을 얻게 된다. 이때 주어진 계기를 잘 활용하여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도시가 바로 창조도시다.

최근 들어 창조도시가 자주 인용되고 강조되는 이유는 현대의 시대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오늘날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있으며 변화의 최종목적지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게다가 이 시대의 변화는 전방위적이며 총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을 뿌리째 흔들며 변화의 속도 또한 전례없는 가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창조적인 마인드로 무장한 무한대의 상상력이 절실히 필요하게 된다.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변화의 충격을 받아들여 상상 속에서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나아가 변화의 주도자로서 현실을 이끌고 가야하는 것이 도시와 인간의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기존의 격식과 관행을 초월하며 창조적인 의식으로 현실문제를 치유하고 미래의 삶에 대비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창조도시의 목표이며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동원 가능한 인적·물적 자원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와 가치관을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창조도시의 핵심이다. 그것은 양에서 질로의 전환이며 기능중심에서 심미적인 관점으로의 이동이고 개발년대의 산업화 절대주의를 뛰어넘는 인간과 생태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창조도시의 조직문화는 일방적이며 우월적인 리더십의 존재보다도 상호배려하며 존중하는 각 부문간의 형평과 조화를 추구한다. 그것은 미래의 변화가 총체적이며 포괄적이라는 점을 알고 각부문간의 협력과 기여가 문제해결의 열쇠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동시에 경제성과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개성의 다양성과 가치기준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인정하고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질적 자원은 한계가 있으나 미래의 대표자원인 사회적 자원의 이용은 한계가 없는 무궁무진한 것이며 그것은 쓰면 쓸수록 많아지고 나눌수록 커지는 것을 아는 것이다. 신뢰와 사랑이 사회적 자본의 기본이며 베풂과 섬김, 배려와 존중의 가치 또한 미래사회를 지배하는 대표적 사회자본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창조도시는 전환기에 놓여있는 우리가 선택해야하는 불가피성과 함께 새로운 사고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과거의 패러다임은 인간의 능력과 지식은 무한대인 것으로 보았고 과학기술은 끝없이 발전해 인간의 번영을 보장하고 평안과 안락을 가져올 것으로 믿고 있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인류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은 더 많은 난제를 만들어내고 도덕과 윤리관을 혼란 속에 빠뜨려 새로운 가치관을 필요로 하며 우리가 바라는 인간의 안녕과 행복은 멀리 사라질 뿐이다. 대신에 조바심과 안달이 우리의 내부를 가득 채울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인간 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숭고한 욕구를 일깨워내고 우주의 광대함과 경이로움을 무한한 감동으로 받아들일 중 아는 것이 진정한 창조도시로의 전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