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하]줄탁동시와 고객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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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하]줄탁동시와 고객접점

[기고]황재하 대전시 시민봉사실장

  • 승인 2008-03-17 00:00
  • 신문게재 2008-03-18 20면
  • 황재하 대전시 시민봉사실장황재하 대전시 시민봉사실장
▲ 황재하 대전시 시민봉사실장
▲ 황재하 대전시 시민봉사실장
어미닭이 품었던 알 속에 병아리가 막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한다. 하지만 알을 깨고 나오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병아리는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려 애를 써보지만 힘이 부친다. 이때 어미닭이 그 부위를 부리로 쪼아주거나 날개로 살짝 쳐 줌으로써 병아리가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처럼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밖에서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부리로 쪼아주거나 날개로 쳐주는 것을 `탁`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동시에 발생해야 어떤 일이 완성된다는 뜻의 줄啄同時(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행복한 가정은 부부가「줄탁동시」해야 하고, 훌륭한 인재는 사제가「줄탁동시」할 때 탄생하며, 세계적인 기업은 노사가「줄탁동시」할 때 가능한 것이다. 공무원과 고객인 시민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공무원의 자세가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그 첫 번째가 고객에 대한 배려이다. 나를 낮추고 고객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여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함이 있어야 고객이 고마움을 느끼고, 신뢰가 쌓이고, 고객으로부터 따뜻한 답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경청(傾聽)이다. 어미닭이 아기 병아리가 나올 준비가 되었는지, 어느 부위를 두드려야 할지를 알아내려면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려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는 자세는 고객으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이오, 경청하지 않는 것은 받은 선물을 아무렇게나 뜯어서 내 던져두는 것과 같다. 경청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누가 선물을 주겠는가!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시책이나 친절한 응대도 알을 깨기 위해 알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병아리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한다면 그 동안의 수고와 노력, 그리고 정성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은 뻔한 일이다. 곧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상생의 원리인 것이다.

고객이란 말은 이제 기업에서만 쓰는 말이 아니다. 자치단체도 고객서비스에 대한 틀을 다시 짜고 다듬어야 한다. 고객은 이미 일반 기업들의 고품질 서비스를 맛보았고 거기에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요구사항도 다양해졌고 그 서비스의 품질도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인 시민들이 주인이라는데 있다. 주인입장에서 끊임없이 요구하고 평가하고 또 서비스 품질이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객인 소비자들이 목말라할 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듯이 공무원도 고객인 시민과의 접점인 창구 민원과 전화응대 민원, 그리고 인터넷 민원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좋은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작은 소리에도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고객만족서비스는 `고객과 손을 맞잡고 박수소리를 함께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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