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영 전 논산군수 |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그 당시 고위인사의 말 한마디에 바로 뽑힌 전봇대를 놓고 극찬까지 아끼지 않는다. 심지어는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주의에 갖다 붙여서 여러 가지 의미로 풍자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편 또 다른 시각에서는 다른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서둘러 궂은 날씨에 아랑곳 하지 않고 단칼에 뽑은 것은 권위주의 시대를 다시 보는 것 같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어떻든 전봇대가 5년 동안이나 버티고 있어서 많은 사람에게 불편을 주고 차량 등 통행에 크게 지장을 주었다면 빨리 뽑아버릴 수록 좋다는 생각을 누구나 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와 같이 뽑아야 할 전봇대가 어찌 대불공단에만 있을 것인가? 굳이 전봇대가 아니라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까닭 없이 불편하고 장애를 주고 있는 것이 비단 그 전봇대뿐일까? 우리가 사는 대전에는 이런 거추장스런 것이 없는 것일까? 더더욱 막대한 예산으로 시민의 편익을 위해 한일이건만 그것이 오히려 예산낭비는 말할 것도 없고 시민에게 불편만 주고 거추장스럽다면 대불공단의 전봇대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이어야 하고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대전 시내에는 요즘 이른바 볼라드라는게 여기저기 많이 설치되어 있다. 아마도 차도를 달리는 자동차가 인도 등으로 올라와 불법주차 하는 것을 막으면서도 보행권을 지키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직경 30~40cm 크기의 돌기둥을 세워 놓은 것은 자동차가 인도에 올라올 수 없도록 그 수량은 최소에 그쳐야 옳지 않은가 싶다. 설치하는데 비용도 적지 않으려니와 사람들의 통행에도 도움은 커녕 심지어 걷는 사람이 걸려 넘어지는 일까지 일어날 수도 있다. 필요 없이 촘촘히 설치된 곳이 있는가 하면 너무 드물게 설치하여 자동차가 진입할 수 있게 틈새를 준 듯 싶은 곳도 더러 있으며 심지어는 있으나 마나 한 곳에 세워 놓은 데도 더러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시민 생활에 불편을 주는 사례는 위에 지적한 볼라드 말고도 많다.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것도 있다. 얼마 전 내가 이 신문지상을 통하여 지적한 바 있는 시내가로수 지면에 설치한 철제보호대도 가로수 성장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지 않은가. 볼라드 설치 위치를 다시 점검하고 가로수 보호대를 철거하는 일은 빠를수록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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