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1876년으로부터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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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1876년으로부터의 전화

[월요아침]이장우 동구청장

  • 승인 2008-03-16 00:00
  • 신문게재 2008-03-17 20면
  • 이장우 동구청장이장우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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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6년, 한 남자가 전화를 받은 후 질문을 던진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선을 통해 음성을 전송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나?” 벨이 자신이 개발한 음성전화 기술에 대한 특허를 10만 달러에 팔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통신 회사인 웨스턴 유니언은, “그 전자 장난감을 가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요?”하며 거절하고 만다.

행정의 ‘나비효과(The Butterfly Effect)’
가(可)인가 부(否)인가? 왼쪽으로 갈 것인가 오른쪽으로 갈 것인가?
최근 내가 읽고 있는 대부분의 책들은 ‘미래’에 관련된 것이다. 인생이든 기업경영이든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필요할 때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중요한 잣대는 지금 눈앞에 펼쳐진 ‘현재’가 아니라 바로 ‘미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행정은 국가 차원의 경영이다. 기업의 10~20년 앞을 내다보는 경영과는 차원이 다른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적어도 50년 이상, 100년은 내다 볼 줄 아는 그런 혜안을 가져야한다.

‘나비효과(The Butterfly Effect)’란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tz)가 주장한 것으로 중국 북경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뉴욕에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다시 말해 사소한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물며 나비의 날갯짓이 이러할진대 한 나라와 도시의 계획이 수립되고 실행되는 것은 우리 미래에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키겠는가?

이제 우리는 회사나 개인에게 일어나는 문제가 결코 그들만의 문제로 인식 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공간적, 시간적 상호관계의 시대흐름은 어떤 계획을 수립 할 때 단순히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닌, 계획이 실행된 후 주변에 미칠 파급효과까지 고려할 것을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지자체에서 작은 계획 하나를 수립 하더라도, 단순히 우리 지역이라는 좁은 시각이 아닌 보다 넓은 시각으로 나아가 후세를 위한 미래까지 내다보는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올해 우리 동구는 글로벌 인재양성 전문기관인 국제교육센터 운영을 통한 교육으뜸도시 조성 및 식장산에서 만인산, 대청호를 잇는 문화 레저벨트 구축 또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역세권 개발 사업을 통해 지역의 100년 대계를 세우고 있다. 물론 어떤 정책을 만들고 펼쳐나갈 땐 부딪히는 문제도 많고 모두 좋은 평가만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문제가 있고 비판이 있다고 해서 주저한다면 결코 우리에게 미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지지 받지 못하더라도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기존의 근시안적인 정책 폐해를 반복해서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당장 아침에 먹을 것만 생각하는 원숭이로 조롱받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1876년으로부터의 전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백지에 ‘그림’ 그리기가 한창이다.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정부 각 부처는 부처대로 조직 개편에 이어 나라의‘청사진’을 그리느라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하지만 지난 세월동안 4800만 국민은 수많은 그림을 보아왔고, 그림 보는 눈도 생겼다. 이제 국민들은 말 그대로 진정한 미래를 그려내는‘청사진’을 보고 싶어 한다. 지금 당장 미래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공직자들이 추진하고 있는 수많은 계획과 정책 속에 나라의 미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오늘, 1876년과 같은 전화가 걸려온다면, 나는 어떤 답을 할 것인가?
지금도 ‘벨의 전화기’ 같은 우리의 미래가 달린 1876년의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오고 있는데, 눈앞에 닥친 문제해결에 급급해 미처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두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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