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절망의 기로에 선 주민들

희망-절망의 기로에 선 주민들

자원봉사자 100만명 돌파, 일부 지역 조업 재개 ‘고무적’

  • 승인 2008-03-13 00:00
  • 신문게재 2008-03-14 6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상)복구 및 피해배상 어디까지 왔나
(하)현장르뽀..100일 맞는 피해 주민


(하)현장르뽀..100일 맞는 피해 주민

충남 태안군은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건 발생 후 100일을 이틀 앞두고, 대국민 감사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77일 만에 자원봉사자 100만 돌파 등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며 방제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던 온 국민과 주민들. 주민들을 통해 태안 기름유출사고 100일의 현주소를 짚어본다.(편집자 주)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발생 후 100일 동안, 우리 국민들은 세계사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방제작업을 역동적으로 일궈냈다.

외형적 수치로는 77일만에 자원봉사자 100만명 돌파로 대변되며, 실제로도 초기 1만2547㎘에 달하는 원유 유출량에도 불구하고 복구가 상당부분 진척됐다. 남면 일대 어선 80여척이 쭈꾸미 잡이 등 조업을 재개한 점도 희망적인 부분으로 다가온다.

3월 들어 자원봉사자 수는 다소 줄었지만, 일부 민간단체에서 자원봉사 열기 재점화 운동이 전개되는 등 전 국민적인 지원과 격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사고 발생 100일과 관련, 지나치게 낙관적인 의미부여를 경계한다. 여전히 바위와 선창, 심해, 양식장 위 암반 등에는 기름때가 상당 부분 잔존하고 있으며, 조만간 날씨가 풀리면 2차 오염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총회 결과 최종 보상금 산정액은 최대 4200억여원으로, 주민들의 체감 보상수준에는 턱없이 못 미쳤다.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삼성중공업과 허베이스피리트호 선적 상호간 법정공방도 지속되고 있어, 보상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환경부가 13일 발표한 태안 앞바다 및 갯벌 생태계 조사 결과도 주민들을 다시 한번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환경부는 생태계 복원기간은 최소 10년, 완전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전 국민적인 신뢰회복이 전제되지 않은 해수욕장 개장과 방제작업 완료는 불가하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국응복 만리포관광협회장은 “정부와 관계 기관의 방제작업 진척도 70~80% 발표 등은 사실상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100% 완전 복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 여름 해수욕장 개장을 중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소원면 의항2구 주민 이충경씨는 “일부 지역에서 어업이 재개되고 있지만, 우리 지역에서는 꿈도 못 꾸는 일”이라며 “방제작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에게 생활안정비 차원의 인건비 지급 등이 우선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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