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제작 타지역에 팔아 운영비로
`30만 명의 기적`의 싹을 키운 장본인으로 잘 알려진 하세가와(46.長谷川.NISHIJIN 대표이사)전 청년회의소(JC) 회장은 당시 자원봉사자의 활동을 이렇게 압축했다. 11년 전 중유 유출 피해가 가장 컸던 미쿠니 정 청년회의소 회원들과 함께 자원봉사에 나섰던 그는 "선박의 기름 이적 작업이 악천 후 때문에 계속해서 지연됐고, 날이 갈수록 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며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가 없어 기름 제거작업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당시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아무런 준비나 대응책이 없었기 때문에 허둥댔던 것이 사실"이라며 "관할 행정기관에 전화를 걸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관계자의 입에선 `없다`는 말만 되풀이 됐다"고 말했다.
하세가와씨는 이어 "(청년회의소) 회원들은 우선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을 접수 받아 업무를 분장하는 역할을 했다"며 "젊은 회원들은 기름 제거에 필요한 방제 장비를 현장으로 옮기는 데 힘을 보탰다"고 했다.
또 "이 일은 정부나 지자체와는 별개로 청년회의소가 주체가 됐었다"며 "회원들끼리 매일 100명씩 기름 제거반을 구성해 방제활동도 벌였다"고 덧붙였다. 하세가와씨는 청년회의소의 자원봉사활동에 대해서는 이어 "그나마 다행힌 것은 러시아 선박 사고가 일어나기 바로 1년 전에 한신 대지진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 활동했던 자원봉사자들이 복구 작업에 동참하면서 큰 힘이 됐다"며 "일본 전역에 JC회원이 약 7만 명 정도 되는 데 이들과 함께 당시의 경험을 살려 별도의 자원봉사팀을 구성하고 각 기업으로부터 답지한 지원물품을 나눠주는 역할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봉사활동에 필요한 운영비에 대해선 "전국에서 답지한 의연금은 순수하게 주민들에게만 지급 됐기 때문에 `일본을 살리자`는 스티커를 별도로 제작해 다른 지역 시민들에게 500엔에 팔아 마련했다"고 했다.
당시 봉사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관리에 대해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자원봉사자들을 육성해야된다는 여론이 형성돼 인재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자원봉사 체제를 구축했다"며 "이런 조직이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조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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