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생명의 봄 그리고 침묵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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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길]생명의 봄 그리고 침묵의 봄

[금요논단]김명길 대전시 푸른도시사업단장

  • 승인 2008-03-13 00:00
  • 신문게재 2008-03-14 20면
  • 김명길 대전시 푸른도시사업단장김명길 대전시 푸른도시사업단장
▲ 김명길 대전시 푸른도시사업단장
▲ 김명길 대전시 푸른도시사업단장
‘봄`하면 생동감, 풋풋함, 활력, 희망, 초록 등의 단어들을 떠올리게 된다. 더러는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혁명`이라고 일컫는 사람도 있다. 기다리는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가녀린 새싹들이 하나둘씩 올라오는 걸 보면 참으로 신비롭다.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참새 혀바닥 같은 새순을 피워 올리는 나뭇가지들도 신비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 다함께 밀고 올라와 온통 초록 세상으로 바꾸어버리는 봄을 누가 말릴 수 있겠는가? 실패란 없다. 그러기에 봄을 ‘가장 성공한 혁명‘이라고 부르는 지 모른다.

올해도 어김없이 생명의 봄은 찾아오고 있다. 봄의 반란이 초록 혁명을 일으키며 세상을 바꾸어 놓기 시작했다.

겨우내 눈 속에서 기다리던 봄. 터질 듯 웅크린 꽃망울과 함께 여기저기서 손짓하는 봄.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봄마중이라도 한번 나가보면 어떨까.
만약에 이건 정말로 만약이다. 봄이 침묵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하기 싫지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春 來 不 似 春`, 봄이 왔는데 봄 같지 않다는 말이다.

서슬 퍼렇던 시절 이맘때쯤이면 늘 들리던 얘기이기도 하다. 정치적 봄을 빗대서 한 얘기지만 시대의 아픔을 같이해온 사람들이라면 말만 들어도 어쩐지 우울해지는 기분을 어찌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물며 정치가 아닌 자연의 봄이 그 기능을 잃고 봄 같지가 않다면, 신비스런 새싹들의 향연과 생명의 몸짓들을 볼 수가 없다면 그야말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침묵의 봄`, 40여년전 미국의‘레이첼 카슨`이 쓴 책이름이다.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20세기 환경운동을 촉발시킨 환경학 최고의 고전이다. 그녀는 이 책에서 현대 과학문명이 환경파괴와 오염의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다행히 40여년이 지난 오늘, ‘침묵의 봄`이 현실로 재현되고 있지는 않지만, 지구 온난화, 이상 기후, 엘리뇨, 쯔나미. 등등 그녀의 경고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경제 제일주의, 개발만능주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의 환경위기는 어디쯤 와 있을까?일본 아사이 글라스 재단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7년도 ‘세계환경위기시계`는 9시 31분을, 우리나라는 9시 28분을 가리키고 있다고 한다.

12시가 환경의 대파국시점이라고 보면 남은 시간은 2시간 반 남짓이다. 위기상황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명백하다.

먼저,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환경위기시계를 되돌려 놓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구호 삼아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지 오래이다. 구호만 외치고 있지는 않은 지, 아직도 개발만능주의에 젖어있지는 않은 지 등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한다. 혼자서는 풀기 어려운 것이 환경문제이다. 나 혼자만 잘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함께 잘해야 한다.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

바야흐로 나무심는 계절이 왔다. 우리시에서도 이달 20일에 첫나무심기와 함께 봄철 나무심기가 본격 시작된다. 침묵의 봄이 아닌 생명의 봄을 가꾸는 마음으로 소중한 나무 한그루 심어보면 어떨까?
9시 28분을 가리키고 있는 우리나라의 환경위기시계도 함께 생각해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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