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서유럽의 주유소. 기름값이 일본만큼 비싸다. 고용계약을 따를 뿐이라고 투덜대는 종업원 1명이 있다. 넷째, 개발도상국 주유소의 친인척 혼성 종업원 15명은 손님이 오거나말거나 노닥거린다. 주유기 6개에서 작동되는 건 유일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공산국가의 주유소. 1갤런에 50센트이지만 이 값으론 어림없다. 기름을 몽땅 암시장에 내다 팔았다.
여기서 프리드먼 방식이 아닌 기름 소비자의 눈으로 비교에 들어간다. 일본과 서유럽 주유소 중 같은 값이면 일본이 낫다. 가격 면으로는 서유럽보다 남미가 싸다. 정부 보조금 때문이고 세금에 전가되니 서유럽이 낫다. 공산국가보다야 남미가 좋다. 미국에서 직접 주유할 때 분당 인건비 1달러를 쳐도 2달러면 족하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결국 평균 선호도는 미국>일본>서유럽>남미>공산국가 순일 것이다. 서유럽이 90분간 점심시간을 쉬어도 남미보다 낫고, 타이어 뚜껑을 노리는 부랑자들의 위험만 조심하면 미국이 일본보다 낫다.
한국의 주유소는 여섯 번째 주유소로 따로 등록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어제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니 12만4650원이 나왔다. 세금만 5만3064원 낸 셈이다. 유류세 10% 인하를 아직 반영하지 않은 자영 주유소였다. 내려도 계기판 눈금에 큰 변동은 없다. 인하 혜택을 정유사와 주유소만 누린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그러면 대안은 있는가. 옥수수, 콩, 유채로 만든 바이오연료도 생산원가와 치솟는 곡물 가격을 생각하니 대안이 못 된다. 원가가 오르는데 가격을 동결할 경우, 적자를 세금으로 메울 수 있는 것도 딜레마다. 또한 인하 효과는 반짝 하다 사라진다. 유류세는 기름값 거품의 일부일 뿐이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깊이 고민해야 한다. 시장(市場)을 이긴 정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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