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수 건양대 총장 |
충청도는 자랑스러운 유교문화의 전통을 간직한 고장이다. 특히 논산지역을 비롯한 충청지역 유교문화의 가치는 무엇보다도 한국 선비문화의 정수와 함축성을 지니고 있으며, 사림 양반문화의 종합성을 지니고 있다. 도의와 예의를 바탕으로 한 학문과 정신, 그리고 조선시대 양반, 선비들이 영위한 문화를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는 뜻이다.
흔히 한국유학을 영남학파와 기호학파로 구분하는데, 기호학파라고 부를 때의 기호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경기지방과 오늘날의 충청지역에 해당하는 호서지방을 가리킨다. 그런데 기호학파 가운데 율곡 이이의 적통을 계승하는 김장생, 김집, 송시열, 송준길, 권상하 등이 모두 충청도 출신이며, 송시열의 수제자인 명재 윤증도 충청도 분이다. 이처럼 논산을 비롯한 충청지역은 한국유교를 대표하는 기라성같은 수많은 선비를 배출한 곳이며, 자연히 소중한 유교문화자원이 많은 곳이다.
충청지역의 유교문화개발은 논산을 구심점으로 하여 개발이 가능하다. 충청지역의 유교문화자원은 논산을 중심으로 인근의 대전`공주`부여`금산`보은 등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충청도의 내륙지역인 논산, 대전, 보은, 금산 등은 17세기 기호학파의 핵심적 인물들을 배출한 곳으로 이들과 관련한 유교문화 자원이 집중되어 있다. 예컨대 서원`사우의 경우 논산`금산`부여 등에 각각 11개소(도합 36개소)가 있는데, 특히 논산에는 대원군의 서원정리시 훼철되지 않았던 서원이 2개소나 있다. 돈암서원은 조선후기의 중심서원이었으며, 노강서원은 소론의 중심서원으로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 따라서 논산을 중심으로 인근을 기호지역 유교문화권으로 설정하여 충청권 유교문화자원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개발한다면, 더욱 큰 효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가에서는 경상북도의 안동`영주 등 11개 시군을 유교문화권으로 설정하여 ‘유교문화권 개발사업단’을 운영하면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년간에 걸쳐 사업비가 무려 2조원이 넘는 관광개발 투자를 하고 있다. 경북북부지역이 영남 유교문화권의 중심지이고 많은 유교문화자원이 현존하듯이, 호서지역 또한 기호유학의 중심지였고 많은 유교문화자원이 현존하고 있는 만큼 경북 북부 유교문화권에 준하는 개발계획이 필요하다.
한국 유교문화의 올바른 가치인식과 관광자원의 활용을 위해서도 영남유교문화권과 기호유교문화권에 대한 균형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논산을 중심으로 한 인근지역의 유교문화권을 개발할 경우, 수도권으로부터의 접근성이 높아 앞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논산지역의 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충청 서남부 유교문화권 개발 사업을 시행하여 격조 높은 충청권 문화를 재구성해 내어야 할 것이다. 이로써 지역주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우수한 관광자원을 창출하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문화의 세기인 21세기에는 지역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지역 문화유산을 찾아내어 지역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그리고 경쟁력 있는 지역개발을 위해서는 그 지역의 독특한 문화자원의 활용이 더욱 필요하다. 충청 서남부권은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역을 특징적으로 개발한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한 이번의 논산 유교문화권 개발 사업이 관학민의 의지와 지혜를 한데 모아 훌륭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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