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세 대전충남생명의숲 사무국장 |
이와 같은 황사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해결 방법은 아쉽게도 우리에게 없다. 이 모두가 발생원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대륙의 국가에서 벌어지는 숲의 무분별한 개발과 훼손, 그리고 방목, 지구 온난화 등으로 원인도 다양하고 사실 뚜렷한 해결책도 없다. 이 모든 것이 인간들의 부질없는 욕심에서 시작된 예견된 불행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초한 환경재앙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유일한 방법이 화석연료를 적게 쓰고, 나무를 많이 심는 일이다. 황사의 근원지를 찾아가서 나무를 많이 심고 가꾸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만, 현실로 옮기는 것이 여러 가지 이유에서 녹록하지는 않다.
나무를 심는 일은 낭만적인 일이다. 최근 우리 도시를 푸르게 만들겠다고 3000만 그루 나무심기를 추진하고 있다. 매년 200만 그루 정도를 심어간다는 계획이다.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에서 나무 심는 숫자로 설정했다는 것은 낭만에서는 조금은 벗어났기는 하지만, 열심히 심고 있다는 것에는 높이 평가 할만하다. 정책의 설정에 한계가 있고, 수 많은 어려움과 부정적인 시각 속에서도 도심 속에 작은 공간까지도 찾아내어 부지런히 심는 것은 분명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
아무리 정성껏 심고 가꾼다고 해도, 한순간 부주의나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산불이 나면 너무나도 허무한 결과가 찾아온다. 올해는 봄철 건조기가 길어질 것이라는 기상예보를 접하면서 또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그 동안 가꾸어 보람도 없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잿더미로 바뀌게 될 것인지 걱정스럽다. 얼마 전 숭례문 화재와 2년 전 산불로 낙산사가 하염없이 타는 보습을 애타게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던 일이 또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대부분의 산불이 사람들의 실수 또는 고의로 저질러지는 일이니 산불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
45여년 전에 그 누구도 환경오염과 파괴에 대하여 생각하지 못할 시기에 미국의 레이첼 카슨여사는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냈다. 인간의 헛된 욕망으로 오늘 잘 먹고 잘살기 위해 개발과 파괴를 저지르게 되면 우리 미래세대에는 오늘과 같은 봄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우리는 오늘의 봄을 마음껏 느껴야 할 것이다. 생기 넘치는 봄의 노래가 언제 멈출지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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