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희 대덕초등학교 교감 |
무대 위에는 참으로 생소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청소할 때나 움직이던 책상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면 아이들은 모둠을 만들고 코너를 만들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속삭였습니다. 때로는 두개의 원을 그리고 돌아가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매트 위에 앉아 선생님과 함께 눈높이를 맞추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열린교육을 처음 만난 순간은 그렇게 경이로웠습니다. 그날 나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아이들 눈에서 똑똑 떨어지는 ‘재미`라는 것을. 그리고 그 모습을 2008년 3월 6일 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영어교육 워크숍 장면에서도 목격하였습니다. 네 분의 선생님들이 사례를 발표할 때 나는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았습니다. 단 한명이라도 우리 아이의 용기를 싹둑 잘라버리는 장면이 있는지. 그러나 동영상에서는 선생님이 구사하는 유창한 영어에 아이들은 목소리로, 눈으로 ‘공부가 참 재미있어요.`라고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그날 내가 주운 이삭을 정리해 보면, 첫째, 영어로 하는 수업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부터 시작하면 되니까요. 하루에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익히더라도 학습 자료를 활용하여 교사와 학생이 함께 공부하면 언젠가는 80%, 100%가 되지 않을까요? 둘째, 영어로 하는 수업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교사만이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언어도 중요하지만 누가 얼마나 더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영어학습을 전개할 수 있는지 그것이 관건이니까요. 셋째, 국어학습과 영어학습은 우선의 문제가 아니라 병행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 국어도 제대로 구사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강요하여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지요.
끝으로 영어교육의 열기가 너무 뜨겁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태양을 향해 오르는 사람들은 숨이 찬다고 합니다. 준비도 없는 사람들에게 열린교육을 강요하여 열린교육에 이해가 없는 다수의 교사들에게 외면당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영어교육의 공을 이제 현장으로 넘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인의 다수가 ‘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근성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밀어붙이면 외면하는 청개구리 근성도 함께 가지고 있으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100% 자신의 잠재력 중 평균 10%도 발휘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결국 성공은 자신의 잠재력 중 사용하지 않는 90%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에 있습니다. 성공이란 기회가 준비된 사람을 만날 때 이루어지는 선물이랍니다. 태양을 향해 오르는 여러분의 성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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