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일가족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공개수배된 전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 씨(41)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에 프로야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해태 타이거즈(현 KIA) 사령탑으로 이씨와 함께 했던 김응룡 삼성 야구단 사장은 대뜸 "왜 그런 걸(이호성 관련) 나한테 물어보느냐"면서 "전혀 모르는 일이며 얘기해 줄 것도 없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때 4번 타자로 기용할 만큼 신뢰했으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당황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나진균 프로야구 선수협회 사무총장 역시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나총장은 지난 2001년 이씨가 프로야구 선수협회 회장으로 당선됐을 당시 사무총장으로 부임한 바 있다.
나총장은 "무척 얘기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당시는 따르는 후배들도 많았다"면서 "그런데 사람이 한 순간에 망가질 수 있다니..."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상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총괄본부장은 할 말을 잊었다.
이날 오후만 해도 "야구계와 8년 정도 인연을 끊었던 사람인데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길 바랄 뿐"이라던 이본부장은 자살 소식에 대해 "정말 당황스럽다. 당초 올시즌 프로야구에 영향을 미칠까 염려했지만 지금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며 허탈해했다.
이호성 관련 사건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고 있는 베이징올림픽 2차 예선에 참가 중인 대표팀에도 화두였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호성 사건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면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 야구팬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지 대표팀을 지원 중인 KBO 관계자들은 올시즌 프로야구에 불똥이 튈까 염려했다.
관계자들은 "이미 야구계를 7년 전에 떠난 사람인데 언론에서 너무 전 프로야구 선수이었던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올림픽 최종예선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현역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야구인은 "선수 생활 시절 야구도 잘했지만 선후배들 사이 가교 역할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이끄는 성실한 선수였는데 믿기지 않는다"면서 "경기외 적인 불화(?)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는데 야구계에 계속 남았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노컷뉴스이전호 기자/중도일보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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