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빛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지난 9일,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운동장 한켠에서는 유니폼을 갖춰 입은 야구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몸동작이 프로 선수들처럼 부드럽지는 않지만 공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한국시리즈에 나선 프로 못지 열의가 가득했다.
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 선수들보다 먼저 글러브를 끼고 운동장에 나선 이들은 나우리 야구단 선수들.
이들은 지난 2006년 단지 야구가 좋아 팀을 결성했다.
야구를 좋아했을 뿐 정작 배트조차 휘둘러 본 적 없던 이들은 매주 함께 모여 실력을 쌓았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지난 해 사회인 야구 리그에 참가해 승리의 달콤함과 패배의 쓴 맛을 보면서 실력이 부쩍 늘었다.
야구단을 이끌고 있는 고재식씨는 "야구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끼리 모여 운동을 하면서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함께 뛰고 구르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야구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됐다"며 "단체운동인 야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고 운동효과도 커 직장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팀 못지 않은 외형을 갖췄지만 연습할 장소가 부족한 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손문수씨는 "각 리그 운영을 위해 4~5곳의 경기장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동호인들이 맘 편히 연습할 만한 장소는 거의 없다"며 "야구를 즐기는 생활체육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시에서 운동 시설을 확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나우리 야구단은 동구청 야구단을 상대로 난타전을 벌인 끝에 16대 13으로 물리치고 올 시즌 4연승을 내달렸다.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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