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률도 높아 업체 무순위 중점 분양전략
요즘 청약시장 분위기는 순위 내 청약이 아닌 무순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저층이나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 가구에 당첨되더라도 포기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순위 내 청약이 왠지 불리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면서 무순위 청약에 더 몰리고 있는 것이다.
▲무순위 효과 = 지난달 25일 무순위 접수를 실시한 서남부지구 9블록 ‘트리풀 시티`의 경우 383가구 모집에 3000여 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8대 1을 기록했다.
당첨자 중에서는 돈이 부족해 계약을 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묻지마 청약`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남부지구 16블록 ‘엘드 수목토`도 순위 내 청약에서는 1253가구 공급에 41.7%의 청약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7일과 8일 실시된 무순위 접수에서는 730가구 모집에 1706가구가 몰려 2.0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근 천안과 아산을 비롯한 충청권에서 조차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남부 이름값`과 ‘무순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마케팅 주력 = 사정이 이렇게 되자 분양중인 건설업체들은 무순위 대기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청약시장의 분위기 상승 돌파구로 판단하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이 미분양 한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들여 청약률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순위 내 청약 보다는 아예 무순위 청약에 중점을 두고 분양 전략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쳬 관계자는 “순위 내 접수와 달리 청약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당첨 제한도 피할 수 있어 1∼3순위 자격을 갖고 있어도 아예 무순위를 노리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깜깜이 분양 = 무순위 청약이 대세를 이루자 건설업체들이 새로운 전략을 짜낸 것이 ‘깜깜이 분양`이다.
아직까지는 수도권 지역에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으로 청약 접수가 끝날 때까지 모델하우스를 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청약접수, 계약일정을 모두 마친 뒤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무순위 청약자들을 노린 건설업체들의 묘책이다.
순위 내 청약, 계약기간 동안은 광고나 홍보 없이 조용히 지내다가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시점에 맞춰 홍보와 함께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는 신풍속도인 셈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어차피 순위 내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지루하게 분양을 하는 것보다 아예 전량을 미분양으로 처리한 후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을 상대로 직접 상담하고 즉석에서 계약서를 발부하는 ‘깜깜이 분양`이 계약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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