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숙 대전충남중소기업청장]소를 잃기 전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인숙 대전충남중소기업청장]소를 잃기 전에

[경제칼럼]박인숙 대전.충남중소기업청장

  • 승인 2008-03-09 00:00
  • 신문게재 2008-03-10 21면
  • 박인숙 대전.충남중소기업청장박인숙 대전.충남중소기업청장
▲ 박인숙 대전.충남중소기업청장
▲ 박인숙 대전.충남중소기업청장
도둑맞으려면 개도 짖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주인이 집을 비우면서 문도 걸어 잠그지 않았고 때마침 도둑이 들었는데 이때 집에 있는 개마저도 짖지 않았다면 도둑이 마음대로 집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뜻인데, 여러 가지 형태의 문제점이 동시에 있을 때라야 대형사고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 예로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지난 설 연휴 말미에 발생하여 온 국민을 놀라게 했던 숭례문 화재 사건만 해도 그렇다. 숭례문을 개방하지 않았더라면, 개방을 했으면 경비라도 제대로 하였더라면, 경비는 철저히 하지 못했어도 범인이 침입을 했을 때 제때 출동만 했더라면, 아니면 불이 난 뒤에 상황파악만 빨리 되었더라면, 그보다 먼저 우리 국민 모두가 평소에 문화재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제대로 지키고자 하는 노력을 하였더라면 등등 그러나 이중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통한으로 남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불타버린 현장에서 새삼 통곡을 하던 이나,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가슴 아파했던 우리 모두가 어쩌면 이번 사태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만일 역사의 시곗바늘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일들은 얼마든지 있다.

이제 다시 도둑 이야기로 돌아가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 지금이야 달라졌으나 농경시대의 소의 위상은 지금의 산업기술에 버금갔다. 도둑에 의한 피해는 개인은 말할 것도 없지만 기업이 산업기술을 도난당하면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가 있다.

자동차, 반도체, PDP, 조선공업 등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후발 국가들의 기술 빼내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기술선진국들 또한 그 나름대로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을 주시하고 있어 관련 대기업들은 전사적으로 보안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대개 유형의 자산을 지키기 위한 방비는 철저히 하지만 산업기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의외로 허술하다.

지난해 중소기업청 조사에서 충청지역 중소기업의 산업기술유출을 경험한 기업이 조사대상 기업의 18.6%에 이르러 전국평균을 웃돌고 있다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간의 기술유출도 우려해야 할 사안이지만 국내 기업 간에 유출도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 본다. 막대한 기술개발비와 인력을 투입하여 개발한 핵심기술도 단 5분이면 빼내갈 수 있는 반면 일단 기술이 유출되었을 때는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중소기업청에서는 중소기업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산업보안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로 보안장비 개발능력과 그 원천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통합 보안장비나 단위솔루션 및 중소기업용 보급형 응용기술개발은 물론 바이오기술(BT)과 정보기술(IT) 등을 융합한 인식기술 등 관련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우수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유출 가능성을 정밀 진단하고 그 대책수립을 설계하며 기업 환경에 적합한 보안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도 시행하게 되므로 관련 기업에서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 바란다. 산업보안사고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라는 시각이 있다.

아무리 철통 같은 보안시스템을 구축하여도 작정하고 빼내기로 하면 이를 막기는 쉽지가 않다. 저녁 끼니 끓일 것은 없어도 도둑맞을 것은 있다고 하였는데 하물며 훔쳐갈 고급기술이 있다면야 더 말할 나위 없다.

따라서 기업인이라면 산업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면서 CEO자신 그리고 임직원,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보안의식 교육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주인이 집을 지키지 못하면 문단속이라도 철저히 하여 도둑이 넘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소를 잃어버린 데는 주인의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