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무너진 600년, 타버린 민족의 자존심

[나는야 논술 짱]무너진 600년, 타버린 민족의 자존심

중도일보-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기획 초등논술

  • 승인 2008-03-05 00:00
  • 신문게재 2008-03-06 13면
문제)
다음 제시된 사진과 기사문들을 읽고, 문화재 보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펼쳐봅시다.

1) 숭례문의 아름다운 야경과 화재로 폐허가 된 모습 비교


2)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 화재… 완전 붕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저녁 국보 1호인 숭례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큰 불이 나 1,2층 누각이 완전히 타 무너져 내리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10일 오후 8시48분쯤 서울 중구 남대문4가 남대문 누각 2층 지붕에서 흰 연기가 발생했다. 최초 불길은 외부로 치솟지 않았고, 짙은 연기만 나왔다.

소방당국은 5시간 넘게 진행된 진화 작업에도 숭례문 붕괴를 막지 못했고, 방화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수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펌프차와 고가 사다리차 등 소방차 32대와 소방관 128명을 곧장 현장에 출동시켰다.

곧 잡힐 듯 했던 남대문 화재는 그러나 화재 발생 2시간쯤부터 그냥 보기에도 지붕 위 불길이 확인될 정도로 화재가 심각해졌다. 화재 발생 4시간 정도가 지난 11일 오전 0시30분에는 불이 2층 누각 전체로 완전히 번졌고, 오전 0시40분쯤 누각 일부 기왓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후 2층 누각 지붕이 무더기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형체를 잃어가던 2층 누각은 오전1시50분쯤 완전 붕괴돼 1층에 포개졌다.

3) 숭례문 삼킨 불, 결국은 사람의 잘못
불에 타 무너져 내린 숭례문에는 화재 감지기도 없고 소화기도 모두 8대 밖에 없던 것으로 알려져 관계 기관이 문화재 관리에 너무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불이 났을 때 경보를 울리는 화재 감지기가 숭례문에는 없었다. 무인경비시스템이 작동하긴 했지만 사설경비업체가 출동하고 나서야 화재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초기의 조치가 그만큼 늦을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국보급 목조 문화재인 숭례문에 단지 8대의 소화기만이 비치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의 문화재 안전 관리 역시 허술했다. 문화재의 안전을 담당하는 `문화재 안전과`가 지난해 겨우 만들어졌으며 관리 인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문화재 관리 소홀로 시민에게 공개된 지 겨우 3년여 만에 6백 년 넘게 위용을 지켜오던 국보 1호 숭례문은 이제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됐다.

4) ‘문화재 화재 참사` 얼마나 더 있었나?
▲ 불에 탄 숭례문과 낙산사
▲ 불에 탄 숭례문과 낙산사
국보 1호인 숭례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일어났다. 이처럼 화재 때문에 문화재가 소실되거나 훼손된 사례는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2006년 5월 1일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서장대는 방화로 인해 누각 2층이 모두 불에 타 사라졌다. 이에 앞서 같은 해 4월 26일에는 종로구에 위치한 창경궁 문정전에 불이나 문 일부가 훼손됐다. 2005년 4월 5일에는 보물 478호인 낙산사 동종이 이 일대를 덮친 산불로 인해 녹아 완전히 소실됐다.

이 불은 또 지난 1953년에 세워진 낙산사 원통보전과 범종각, 요사채 등 건물 13동과 홍예문 누각을 완전히 태웠다. 2003년 9월 30일에는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24호인 구룡사 대웅전이 화재로 소실됐다. 누전이 원인이 된 이 불로 265제곱미터에 달하는 대웅전이 모두 타고 2시간 만에 꺼졌다.

보물 제 458호인 쌍계사 적묵당은 1968년 2월 19일 발생한 불로 완전히 타 버렸다. 보물 제 476호인 금각사대적광전과 보물 제 163호인 쌍봉사대웅전은 1986년 12월 6일, 1984년 4월 3일에 각각 화재 때문에 일부가 훼손됐다. [기사문: 2008년 2월 11일자 노컷뉴스, 중도일보 참고]

◈ 생각할 거리
1. 숭례문의 아름다운 모습과 폐허가 된 모습을 비교해 보니 어떤 느낌이 드나요?
2. 숭례문이 사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구의 잘못일까요?
3. 숭례문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나요?
4. 불에 타서 없어진 문화재는 얼마나 되며, 그 사실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나요?
5. 문화재를 보존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지 여러분의 생각을 써 봅시다.

[학생 글]우리나라 국보 1호는 어디에
박수영 대전글꽃초등학교 6

온 가족이 둘러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는데, 갑자기 뉴스특보가 나왔다. 우리나라 국보1호인 숭례문이 불타고 있다는 보도였다. 부모님께서는 무척 안타까워하시며 한숨을 쉬셨다. 그런데 나는 `불은 안에서 나고 있는데 왜 지붕에만 물을 뿌리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에 들어가 불이 처음 났던 곳을 찾아 제대로 진압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뛰어들어가 불을 끄고 싶을 정도로 불을 끄는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맨 처음 신고가 접수됐을 때는 연기만 났고 그때는 붕괴의 위험도 없었기 때문에 소방관들이 2층 누각에 올라가 화재를 진압해도 됐었는데, 멀찌감치에서 물을 쏘고 있을 뿐 적극적으로 불을 끄고 있지 않아 보였다.

소방관들이 문화재청과 상의하고 지시에 따라야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일단 불부터 끄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2004년 수원 낙산사 화재 때 에도 문화재를 다 태웠는데 숭례문은 살려야 하는 거 아닌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나는 불을 지른 사람과 허술한 문화재경비체제와 화재진압시스템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불을 지른 사람은 고의로 저지른 것이므로 예방이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경비체제는 국보 1호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너무 허술했다고 본다. 평일에는 관리인 두 명, 휴일엔 관리인 한 명, 오후 8시가 지나면 무인경비시스템으로 경비했다고 한다. 화재에 대비하여 최소한 소화시스템이라도 잘 갖춰놓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겨우 소화기 여덟 대와 CCTV 두 대가 전부였다니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일로 국보와 보물들에 대한 경비체제가 조금이라도 더 삼엄해졌으면 한다. 노숙자들이 쉽게 들어가서 잠을 자고 심지어 삼겹살까지 구워먹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니 누가 들락 달락 하는지 모르고 불이 나도 무방비 상태로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화재진압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물론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소극적으로 껐다는 것을 나중에서 들었다. 어떤 사람은 문화재를 보호해야 하니 주의하면서 끄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빨리 진화하라고 했다니, 이렇게 지시하는 사람의 의견이 다르니 불을 끄는 소방서에서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체계적인 경비시스템과 화재진압시스템이 부족해서 작은 불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화재가 난 이유는 70대로 추정되는 아저씨가 사회에 불만을 품고 고의로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는데, 숭례문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고, 화재직전에 사다리타고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CCTV에 찍혀서 잡았다고 한다. 그 아저씨에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겠지만 원망스럽고 미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자신이 화난 것을 우리 모두의 재산이고 보물인 숭례문에게 화풀이 했다는 것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다.

처음 TV에서 숭례문 화재보도가 나왔을 때 금방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웅장하던 숭례문이 그렇게 힘없이 무너져 내릴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계속 뉴스특보를 보면서 불을 빨리 못 끄는 소방서 아저씨 때문에 화가 났고, 화재를 일으킨 사람이 있다는 말에 나는 더욱 화가 났다.

숭례문을 다시 복구하는데 5년여가 걸리고 피해액이 약 400억 원 정도라고 하지만 사실 외국 언론에서는 4000억 달러(약 380조 가량) 가치의 대문화재를 손실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숭례문이 500년 넘는 나무들로만 사용해 건축한 건물이기 때문이다. 외국의 건축물들은 200년도 안된 나무들로 건축한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문화재를 크게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제 500년 넘는 나무로 건축할 수 없으므로 그 가치의 손실은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이다.

2008년 새해에는 무엇인가 활기찬 일만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태안 기름유출사고의 안타까움이 가시기도 전에 국보 1호인 숭례문까지 타버려서 안타까움이 더 크다.

하지만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시간 날 때 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돌아보고 보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안타까워만 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문화재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잘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아낌없이 나누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총평]주어진 상황사진에 맞는 근거가 마련되어야
정수현 대전둔산초등학교 교사

논술은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쓰는 글이다. 즉 주어진 상황을 보는 자신만의 시각이 드러나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박수영 학생의 생각이 충분히 담겨있는 글이라고 본다.

박수영 학생은 우리나라 국보 1호 숭례문의 손실을 보고, 숭례문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일관성 있게 써내려 갔다.

즉 논제에 대한 분석력이 우수하고, 적절한 용어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특히, 초등학생 수준의 시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였고, 문장의 구성에서 대체로 군더더기가 없이 매끄러운 편이며, 사건을 통해 안타까운 자신의 마음을 신선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문제를 통찰함에 있어서 참신하고 분명한 생각을 담고 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자료 제시와 관점의 전환이 명확하게 시도되었다. 따라서 서론에서 결론까지 논리적인 사고가 충실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적 장점이 두드러진다.

표현적 측면에서는 자신의 안타까운 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으나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논술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이끌어내야 한다. 따라서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 호소하는 글이 아니라 이성적인 판단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글이다.

또한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 소주제문과 뒷받침 문장의 구성이 다소 부족해 보이며, 결론 부분이 다소 아쉽다. 즉 결론 부분은 본론 부분을 포괄적으로 요약하고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되어야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생각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이끌어내고 있다는 장점이 두드러진다.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이 아닌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다소 낯설겠지만 논술은 단지 독서를 통한 논술뿐만 아니라 통합 논술이 되어야 한다. 즉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명확한 판단이 요구된다.

끝으로, 글이 완성된 후에는 다듬는 활동이 꼭 이루어져야 하며, 제목 또한 글 속에 녹아있는 생각을 예측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내용으로 마무리되어야 한다.

가끔씩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곤 한다. 한 가지 명확한 답은 책을 읽거나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자신의 판단을 명확히 하고, 자신의 생각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노력이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결론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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