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시인 이해인 수녀 ‘나를 키우는 말`)
▲ 이정운 (사)국제휴먼클럽 총재. 대전고속버스터미널(주)사장 |
한 마디의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일 수도 있는 것이므로 언어 사용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곧 자기 삶의 바른 영위를 도모하는 것이다. “나쁜 말은 예리한 칼보다 더 깊은 상처를 준다.”와 같은 금언(金言)은 타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말은 생각을 형성하고, 생각은 행동을 결정하며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인격을 만들고 인격은 삶을 만들고 삶은 역사를 만든다. 지도자의 경우 그의 말 한마디에 혼돈과 무질서, 갈등과 전쟁, 생명과 사랑,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게도 한다.
5천년에 걸쳐 수난을 받아 온 유대민족을 지탱시켜 준 유대인들의 생활규범인 탈무드(Talmud)에 있는 이야기다. 한 장사꾼이 거리에서 ‘인생을 참되게 사는 법`을 사라고 외쳤다. 많은 사람이 이 멋있는 상품을 사기위해 몰려들었다. 그 친구는 재촉하는 사람들에게 “게으름뱅이보다도, 도둑놈보다도, 무책임한 사람보다도 나쁜 사람은 입이 가벼운 사람입니다. 인생을 참되게 사는 비결은 혀를 조심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옛말에 사람은 태어날 때 입안에 도끼를 품고 나온다하여 혀를 가르켜 ‘설도(舌刀)`라고도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말에 관한 여러 가지 속담들이 있다. ‘세 치의 혀로 다섯자의 몸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말의 상처는 칼의 상처보다 더 아프다`‘칼에 맞은 상처는 치유될 수 있어도 입을 통해 얻은 상처는 평생을 두고 치유되지 않는다`‘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말이 많은 집은 장맛도 나쁘다`‘전갈은 꼬리에 독을 달고 다니지만 남을 험담하는 사람은 입술에 독을 달고 다닌다`등이 있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오던 교훈과 격언을 편집한 성경 잠언에서도 사람이 혀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입에 재갈을 물리면 목숨을 지키지만, 입을 함부로 놀리면 목숨을 잃는다.”(잠언 13:3) “슬기로운 사람의 혀는 바른 인생을 깨우쳐 주지만, 미련한 사람의 입은 어리석은 소리를 뱉는다.”(잠언 15:2) 등이 그 예다.
세계적인 문호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는 “시간은 과거로 흘러가지만 한번 한 말은 영원히 남는다.”고 말했다. 말 때문에 망한 사람도 있었고 감동적인 명언을 남긴 사람도 있었다. 많은 사람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준 말들도 있었고 위로와 소망을 준 말들도 있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당신은 잘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훌륭합니다.”라고 칭찬할 때, 상대방은 물론 자신마저 유쾌한 상태가 됨과 동시에 그 말에 어울리는 행동을 만든다. 따라서 상대를 칭찬하는 말은 곧 자신을 축복하는 말이다. 칭찬하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고 덕을 세우는 말을 해야 한다. 창조적이고 진취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말을 해야 한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이고 희망적인 말을 해야 한다.
비록 올바르고 진실된 말이라 할지라도 때와 장소를 지혜롭게 가려서 해야 한다. 지금 해야 할 말인지 아니면 다음에 해야 할 말인지, 여기서 해야 할 말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해야 할 말인지, 내가 꼭 해야 할 말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해야 할 말인지 지혜롭게 구별하여 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이란 생각해보면 무서운 작용을 한다. 가슴 속 깊은데서 솟구치는 따뜻하고 진실된 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만, 가볍고 차가운 말은 사람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한다.
내가 뿌리는 모든 씨앗은 다 나의 입에서 나온다. 말 한마디가 나의 모습이며 내 가치의 척도가 된다. 언어의 실패는 인격의 실패라고 말 할 수 있다. 불행한 언어는 불행을 낳고 행복한 언어는 행복을 낳는다. 가정이나 사회단체, 그 밖의 어떤 모임도 말과 돈에 문제만 없으면 문제가 없다는 말이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어느 누군가의 가슴에 평생 치유 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안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입으로 나오려던 말을 삼키고 배탈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처칠의 말을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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