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 모두가 술을 좋아하고, 다른 나라보다 발달한 음주문화가 있기 때문인지, 이 책은 출간 3개월만에 비소설부문 1위에 올라 출판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원복교수는 자랑스럽게도 대전 출신이다. '먼 나라 이웃나라'의 경우, 1,000만부라는 놀라운 판매기록을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제조기라고 불리는 분으로 이 분이 쓰는 책중에 가장 판매가 안된 책이 '신의나라 인간나라'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의 판매부수가 30만부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감이 안 오시는 분들을 위해 참고로 말씀드리면 출판사에서 초판을 발행할 경우, 보통 1,000부~5,000부를 발행하며, 전국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1위를 1개월가량 차지해도 판매부수는 10만부를 넘기가 쉽지 않다.
저자의 말로는 이 책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은 ‘웰빙바람으로 우리나라에도 와인열풍이 불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와인의 열풍에 눌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와인은 어디까지나 와인일뿐이며 와인을 마시는 것이 우리 자신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자신의 기호를 당당히 내세울 수 있다면 이 책을 만든 보람은 넘쳐날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지구상에 인류가 처음 나타난 것이 약 200만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포도는 인류가 탄생하기 전인 700만년 전부터 있어왔다고 한다.
고대의 와인제조법은 원시적이었고 보관기술도 전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와인은 마실수 있는 기간이 아주 짧은 음료였다. 이런 이유로 일정기간 안에 빨리 시장에 내다 팔아야 했고 이런 이유로 인류 역사에서 가장 교역이 발달한 상품이었고 다른 농작물에 비해 가장 이윤이 많이 남는 상품이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식민지를 개척하는 곳마다 포도재배를 전파했고, 그리스에서 와인은 커다란 단지에 물을 부어 타서 마셨다고 하며 체통이 높은 귀족사회에서 고급와인에 물을 많이 타 마시면서 밤 새도록 토론과 대화를 즐기는 심포지움이 유행했다. ‘심포지움`이란 그리스어로 ‘함께 마신다`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그리고 로마시대에 엄청난 로마대제국을 형성하면서 와인이 전세계로 뻗어 나갔으며, 이런 이유로 와인산업은 부를 축적하는 가장 큰 사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19세기 후반 산업혁명과 더불어 와인산업도 크게 변화를 이룬다. 우선 프랑스 전역에 대단위 포도밭단지가 형성되었고, 철도의 발달로 시장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19세기 중반 프랑스는 세계 와인의 40%를 생산했고, 보르도 지방에서 포도원을 소유한 와인제조공장에서 ‘샤토`라는 귀족적인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샤토는 성, 궁전, 대저택을 말한다. 그러니까 샤토라는 문구가 붙은 와인은 보르도 지방의 와인이라는 말과 같다.
그리고, 1855년 파리만국박람회를 통해 나폴레옹 3세의 명으로 보르도 지방의 와인 종류가 너무 많으니 보르도 지방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메도크 지방 와인을 집중적으로 전시하라는 명에 따라 메도크 지방의 와인이 집중적으로 전시하게 되었고 와인의 등급을 매겨야 일반인들이 어떤 와인이 좋은지 알수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보르도의 메도크 지방 와인업자들이 모여 며칠만에 수백개의 샤토 와인을 평가해 61개의 샤토를 특급와인 생산자로 선정했고 이 특급와인을 ‘그랑 크뤼 클라세`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그랑크뤼`란 말은 이후 프랑스 최고급 와인의 명칭이 되었고, 이는 다시 5개의 등급으로 나뉘어 ‘프르미에 그랑퀴리 클라세`가 그랑퀴리 중에서도 최고급 와인으로 인정받아 지금까지도 이 등급제가 지켜지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1899년산 샤토 라피트 로쉴드의 경우 1병에 8,385유로 우리 돈으로 1,100만원 정도 한다.
저자는 이런 비싼 와인을 마시라는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굳이 비싼 와인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맛있는 와인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유명 와인에 주눅 들어 그 상표를 외우려고 애쓰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찾아내는 게 중요 포인트라고 한다. 인간이 와인을 마셔야지 와인이 인간을 마시면 안 된다는 말이다.
와인이 서구 선진국들이 마시는 알코올음료인것 만큼은 사실이지만, 와인도 단지 사람이 즐기는 알코올음료일 뿐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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