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만]방과후학교, 꿈 키우는 벌곡 새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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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만]방과후학교, 꿈 키우는 벌곡 새싹들

[교육단상]김기만 벌곡초 교사

  • 승인 2008-03-04 00:00
  • 신문게재 2008-03-05 20면
  • 김기만 벌곡초 교사김기만 벌곡초 교사
▲ 김기만 벌곡초 교사
▲ 김기만 벌곡초 교사
“얘들아, 이번 체육 시간은 청팀과 백팀으로 나누어 축구시합 하자.”

“야호, 신난다. 오늘 축구 시합한데. 그래 오늘은 우리 같은 편이지?” 교실 이 곳, 저 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그렇게도 공차는 것이 즐거운지 말이다.

벌곡초등학교는 2007학년도 충청남도논산교육청지정 방과후시범학교로 지정되어 1년 동안 운영하였다. 모든 선생님들과 지역사회 인사를 활용하여 낙후된 환경의 시골 아이들에게 도시 부럽지 않은 질 높은 방과후수업을 전개하였다.

평소 구기운동을 좋아하고 특히 축구를 좋아해서 1년 동안 지도하게 되었다. 전임근무지에서 축구부 감독을 맡았던 경험과 벌곡면에 축구선수 출신의 강승재 코치도 힘을 합하였다. 또한, 본교 김두환 교장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축구공과 조끼를 지원해 주셨고, 벌곡면 축우회와 학부모님들도 운동장 정비 사업과 간식을 제공해 주셨다. 이런 관심과 사랑으로 ‘황룡재 축구부`의 닻이 높이 올랐다.

토요 휴무일까지도 열심히 축구 공부를 해오던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제1회 교육감배 학교대항 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급히 아이들에게 이 소식을 알렸으나 얼굴이 밝지 않았다. 지난해 이웃학교와의 친선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졌던 경험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래, 그러면 어떻게 할까? 대회에 나가지 않으면 다시 지진 않겠지만 너희들은 언제까지나 그 친구들에게는 지는 팀으로 남게 될테니 알아서 하렴.”

이렇게 말하고 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 한참이 지난 후 주장이 밝은 얼굴로 찾아왔다.

“ 선생님, 우리 열심히 노력해서 경기에 나가겠습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지역대표 학교를 선발하는 경기에서 예선전을 3:0으로 이긴 우리 팀은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지역 대표를 결정짓는 결승전 상대가 지난해에 큰 점수로 진 그 팀이어서인지 아이들의 표정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결과는 1:1 무승부. 행운의 여신이 우리를 버린 것일까? 승부차기에서 아깝게 패하고 말았다. 아이들은 아쉬워했고 얼굴은 눈물로 얼룩졌다. 하지만 희망을 품은 눈빛만큼은 초롱초롱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방과후학교에 축구부가 생긴다고 할 때 운동선수 육성을 위한 것은 아닌지, 공부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지 염려하던 학부모님도 있었다. 하지만, 축구를 통해 얻게 된 것이 건강과 즐거움 뿐만 아니라, 미래를 이끌어갈 우리 새싹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될 ‘자신감`을 얻게된 것이야 말로 가장 값진 학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우리 황룡재 축구부 어린이들은 이기기위한 축구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생활에서 매우 소중하고, 커다란 보람을 준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오늘도 벌곡 운동장에서 세계를 향한 힘찬 함성과 함께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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