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순 충남대병원 감사 |
흔한 말로 국회의원 한번이라도 해먹으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한다던데 전생에 무슨복을 짓고 조상은덕을 잘 쌓아서 고리짝 얘기로 한다면 3정승 6판서 반열에 오르는 행운을 누리는지. 하지만 여러 명의 장관후보자들이 부동산 투기의혹 등으로 자진사퇴하고 다른 후보자들도 도덕성시비로 인사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며, 그들 역시 엿장수가 다녀간 날처럼 달콤한 꿈에 부풀어 있었을 텐데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났으니 그 상심함이야 이루 말할 수 있겠으며 차라리 엿장수가 다녀가지 않은 것보다 못하게 되지 않았는가 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의혹과 구설에 오르고 있는 다른 내정자들 역시 내심으로 묻고 있을 것이다. “나 떨고 있니.”
그러면서 당사자들은 항변한다. 부자인 게 죄냐고. 땅 투기는 한 적이 없고 노후용으로 마련한 것이며 부인이나 남편이 알아서 한 일이지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또 그 시절에는 그게 다 관행이었고 지금의 도덕적 잣대로 재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아마 이분 들은 한 걸음 더 나가서 거침없이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역대 정권을 거치며 고위 공직자 임명을 앞두고 되풀이되는 재산형성과 관련된 도덕성 논쟁을 보면서 참으로 깊은 자괴감과 절망감을 느낀다. 아무리 그들의 학벌과 경력이 눈부시고 능력이 뛰어나서 국가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며 그야말로 ‘겡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고 한들 그들의 변명이 매우 초라하고 치졸하게 들린다면 과연 국민들이 그 들이 집행하는 정책에 신뢰와 지지를 보낼 수 있을까.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환경을 보호하는데 최우선 가치를 두어야할 환경부장관이 개발예정지에 부동산 투기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면,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냉전적 반공주의로 무장하고 북한을 대화의 파트너가 아닌 고립 궤멸시켜야 할 적이라는 신념의 소유자라면, 청와대 수석 내정자가 제자 논문을 거의 다 표절하다시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면 그래도 국민은 끝까지 인내심을 가져야하는 것이 바로 ‘국민의 덕목’이어야 하는 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쇠에서 생긴 녹이 쇠를 먹듯이 모든 것은 자업자득인 것이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재산이 증식 될 때는 환희작약했겠지만 결국 국민들의 준엄한 질책 앞에서 부푼 꿈은 깨지고 수치가 되었으니. 국민들은 성공한 능력있는 사람에게 갈채를 보내고 그들에게 국가경영을 위탁했지만 그렇다고 국민의 마음에 청렴하고 도덕적이면서 존경하고 싶은 바람직한 공직자상 까지 철회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두고두고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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