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봄 우려낸 녹차한잔 어때요?

[유통]봄 우려낸 녹차한잔 어때요?

맛있게 마시는 법

  • 승인 2008-03-02 00:00
  • 신문게재 2008-03-03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따는 시기.가공법 따라 맛.질 차이 커
‘세작’ 쓴맛.떫은 맛 없어 가장 대중적
숙취.다이어트.충치예방 등에도 효과


향기로운 봄 냄새를 가득 담은 녹차 한 잔이 생각나는 봄이다.
타임지가 뽑은 세계 10대 건강 식품 가운데 단연 1위를 차지했던 녹차.
각종 효능을 발휘하며 건강식품으로 알려졌던 녹차가 최근 농약검출 파문 등으로 소비자를 혼란에 빠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녹차는 일본이 세계적인 장수국가가 되도록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고, 항암효과, 다이어트, 탈모, 숙취해소 등 알려진 효능만도 무궁무진하다. 알고 마시면 ‘명약`이 되는 녹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세작, 우전, 억수, 만수…`
같은 녹차인데 정말 다양한 이름이다. 녹차의 이름은 같은 녹차 나무에서 얻어내고 있지만, 따는 시기와 가공법에 따라 맛과 질 차이가 ‘하늘과 땅`차이다.

과거 녹차는 사대부들만 마실 수 있는 고급 차 였다. 현대의 녹차는 대중화된 차로 잎 차에서부터 티백 차까지 저렴한 값에도 얼마든지 구해서 마실 수 있다.

차 한잔에 무슨 맛 차이가 선명하겠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훌륭한 차 한잔은 삶의 여유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주)아모레퍼시픽 권미녀 메니저에게 녹차 이야기를 들어봤다.

▲녹차의 종류와 등급= 국내 녹차 중 최고의 맛을 내는 차는 ‘화후(花後)`차다. 통상 5월 중순이 돼야 녹차 잎을 따기 시작하지만 이 화후 차는 제주도 한라산에서만 자라는 차로 2월 유채꽃이 피는 계절에 수확에 들어간다. 2월 중 13.5℃를 유지하는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는 제주도의 고산지대에서 첫 수확하는 화후 차에 대한 전설이 전해진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제주도 귀향길에 올랐을 때다. 추사 선생과 초의 선사는 우정이 깊었다. 초의 선사는 제자를 시켜 추사 선생에게 청명 직후 인 이른 봄 햇차를 따서 보냈고, 이 맛을 본 추사 선생은 ‘차 끓이는 다로의 향이 향기롭다`는 뜻의 ‘일로향(一爐香)`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화후 차가 바로 일로향 인 것.

일로향은 눈이 남아있는 한라산 다원에서 청명 직후 맑은 날만 골라 새벽 이슬을 머금은 어린 차싹을 하나하나 손으로 딴 명차이다.

‘우전`이라는 차도 좋다. 말 그대로 우전은 봄비가 오기 전에 따는 차로 전통방식으로 솥에 덖어서 만든 차다. 부드럽고, 향이 깊고 구수한 맛으로 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사랑 받고 있다.

차 잎이 새의 혀 모양을 닮아 작설차라고도 불리는 ‘세작`도 명차의 반열에 오른다.
세작은 곡우를 전후로 어린 차잎을 만든 차로 비비고 덖어 내어 녹차 특유의 쓴맛과 떫은 맛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잎 녹차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권유하는 세작은 감칠맛으로 국제 명차 심포지엄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중적인 차로 사랑을 받고 있다.

햇빛을 가려 엽록소 양을 증가시켜 쓰고 떫은맛이 없고 색깔이 고운 ‘옥로차`.
통상 녹차는 증기로 찌면 맛이 깔끔하고, 손으로 덖으면 구수해진다. 옥로차는 증기에 쪄서 볶은 것으로 깔끔하고 구수한 맛이 동시에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차들은 모두 5월 이전에 따는 차로 중작과 대작으로 넘어 갈수록 차 맛과 향이 떨어진다.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티백차는 대작으로 다소 쓰고 떫은 맛이 강하다.

녹차는 발효하지 않은 차를 녹차라고 하며, 50% 발효된 차를 우롱차, 85% 이상 발효차는 홍차, 열처리를 통해 퇴비속에서 완전 숙성시킨 차를 보이차라고 한다. 이들 차들은 발효 정도에 따라 맛과 이름이 달라지지만 같은 녹차 나무에서 딴 잎으로 만든다.

▲녹차의 효능=녹차는 만병통치약으로 통할 정도로 건강에 좋은 성분이 많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실 경우 녹차를 함께 마시면 차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에 의해 숙취가 해소된다. 녹차 성분 가운데 카테킨과, 아스파라긴산, 비타민C등이 알코올 분해를 돕기 때문이다. 또한 카테킨 성분이 담배의 발암물질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녹차는 열량이 거의 없는 무칼로리 음료로 체중 조절에 이상적인 음료다. 무엇보다 운동 전후에 녹차를 마시면 지방을 태우는 효과까지 있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여러 미디어를 통해 녹차 다이어트에 대한 경험담이 소개되고 있을 정도로 다이어트를 할 때 물 대신 녹차를 마시면 단기간에 많은 체중 감량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녹차의 또 다른 효능 중에 하나는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이 혈중의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해 동맥경화나 고혈압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녹차를 꾸준히 마시면 내장의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하고, 대변으로 체외 배출을 촉진시킨다. 녹차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불소는 충치예방과 입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다.

충치 세균을 억제하고 치석의 생성 원인이 되는 물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입냄새 제거, 치아변색 방지 등에 효과가 있어 치약, 미백용품 등 각종 용품에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무좀과 감기예방, 암예방, 불면증, 변비 등 각종 질병에 효과적이다.

▲녹차에 대한 오해=녹차는 반면 ‘몸을 차게한다`‘위가 나쁜 사람에게 좋지 않다`‘농약을 많이 한다`등의 부작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녹차나무 자체는 한방의 찬 성분을 가진 것이 사실. 하지만 녹차 생잎을 먹었을 경우에 영향을 미치며, 볶거나 찌는 등 숙성과정을 거친 음용 녹차들은 찬 성분을 잃어버린다. 인삼의 열 성분이 찌는 과정을 반복한 홍삼이 되면 완전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녹차에 농약을 하는 시기는 벌레가 많이 생기는 6월부터 한여름이다.
하지만 중작 이전에 재배하는 차들은 대부분 5월 이전이면 수확을 하게 된다. 따라서 5월 이전에 재배한 녹차들은 무농약 상태인것. 일부 농약이 검출된 녹차들은 원산지가 한국이 아닌 중국, 태국 등일 확률이 높다.

※녹차 맛있게 마시는 법

물 온도 80℃가 적당
녹차컵은 도자기 좋아

일본에서는 다도라 불리며 녹차 마시는 방법이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녹차 우려내는 기구를 갖추고 차를 마시기란 불가능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에는 머그컵을 통해 간단하게 차를 우려마실 수 있는 다기가 많이 나와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차를 마시는 온도. 녹차는 너무 뜨거운 물을 이용해 우리면 쓴맛과 떫은맛이 강해진다.

다소 물의 온도를 식힐 수 있도록 녹차컵은 도자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낮은 온도의 물로 천천히 우리면 감칠맛이 나는 차가 된다.

잎차를 간단하게 마시려면 다기에 따뜻한 물을 부어 2분 경과후 물을 버리고, 차를 넣는다. 다음에는 80℃ 정도의 물을 붓고, 2~3분 경과 후 연녹색으로 우려낸 후 거름망을 꺼내 마시면 된다. 차잎을 잔에 담가놓고 마시면 쓴맛이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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