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저층이나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 가구에 당첨되더라도 포기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순위 내 청약이 왠지 불리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면서 무순위 쏠림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분양중인 건설업체들은 무순위 대기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청약시장의 분위기 상승 돌파구로 판단,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28일 아파트 분양 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25일 무순위 접수를 실시한 서남부지구 9블록 ‘트리풀 시티`의 경우 383가구 모집에 3000여 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8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3순위 청약 당시에도 ‘광풍`을 몰고 온 9블록이지만 무순위 접수에는 ‘묻지마 청약`까지 발생하는 등 분위기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과 아산을 비롯한 충청권 전역에서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남부 이름값`과 ‘무순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일부터 1∼3순위 청약을 실시한 서남부지구 16블록 ‘엘드 수목토`도 1253가구 공급에 42%에 달하는 523가구가 청약을 신청했지만 다음달 7일 무순위 접수에는 더 많은 실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4일 모델하우스 개관 당시 2만여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찾았으며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한 상태에서도 모델하우스에는 아직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엘드 관계자는 “순위 내 접수와 달리 청약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3년 또는 5년 이내 당첨 제한도 피할 수 있어 1∼3순위 자격을 갖고 있어도 아예 무순위를 노리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며 “전국적인 청약 미달 사태와 달리 서남부지구의 청약률은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대전의 분양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엘드 수목토는 순위 내 청약 당첨자에 대한 계약을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뒤 7일 무순위 접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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