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관저2동 복지만두레 30여명 백리포 방제작업

대전 서구 관저2동 복지만두레 30여명 백리포 방제작업

태안 시름 닦는 ‘봉사 일꾼들’

  • 승인 2008-02-28 00:00
  • 신문게재 2008-02-29 7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 28일 태안군 소원면 백리포 해변가에서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펼친 대전 서구 관저2동 복지만두레 회원 30여 명.
▲ 28일 태안군 소원면 백리포 해변가에서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펼친 대전 서구 관저2동 복지만두레 회원 30여 명.
“백리포 기름제거는 우리가 맡는다.”

28일 태안군 소원면 백리포 해안. 험준한 산길을 지나 기름유출 피해현장으로 다가가는 한 무리의 자원봉사자들이 보였다.

백리포 해안마을에서 기름유출 피해현장까지는 약 30분 거리.하지만 야산 2곳을 넘고 60도가량 경사진 해안절벽을 로프를 잡고 내려가야 하는 등 피해현장 접근이 쉽지 않았다.

영하에 가까운 기온임에도 방제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제장비를 짊어지고 가는 자원봉사자들의 이마에는 어느덧 굵은 구슬땀이 흘렀다.

이날 기름제거 자원봉사를 위해 백리포 해안을 찾은 주인공들은 대전시 서구 관저2동 복지만두레 회원 30여 명.

이들은 이날 오전 6시 새벽바람을 맞으며 대전에서 출발, 오전 10시 30분께 백리포 해안에 도착했다.휴식도 없이 방제복으로 갈아입은 뒤 백리포 주민의 안내를 받아 30분여 동안 험준한 산길과 절벽을 지나 기름유출 피해 현장에 다다랐다.

기름유출 사고 80일이 지나면서 태안지역 해변가의 기름이 상당수 제거됐음에도 이들이 도착한 백리포 피해 현장은 언뜻 봐도 아직도 검은 재앙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방제 장갑을 낀 손을 바위 위에 잠시 올려놓아도 검은 원유가 묻어날 정도. 관저2동 복지만두레 회원들은 기름 범벅이 된 돌과 바위를 흡착포와 천으로 깨끗이 닦아냈다.

회원들은 바위 밑 부분을 들춰보며 검은 기름때를 뒤집어 쓴 채 폐사해 있는 조개, 고동 등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간혹 힘겹게나마 미세한 움직임을 보이는 바다생물을 보고는 “다행이다”며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방제복이 검은 기름때로 뒤범벅될 정도로 이날 회원들은 4시간 여 동안 정성스레 기름제거 활동을 펼쳤다.

관저2동 복지만두레 총무 김계중(45·여)씨는 “TV와 신문 등지에서 기름유출 피해 관련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에 목이 메어왔다”며 “아직도 일부 해변은 닦아내야 할 기름때가 많아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늦게 오긴 했지만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해 마음이 뿌듯하다. 기름 뭍은 돌 하나를 닦는 일이 모이면 시름에 잠겨있는 태안주민들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관저2동 주민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태안지역 해변가 기름제거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회원들을 인솔한 이성수 관저2동주민센터 주민지원담당은 “동 자생단체로는 복지만두레가 처음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며 “다음달부터 관저2동 9개 자생단체를 중심으로 자원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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