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남인 예총 대전시회장 |
‘바이올린 외교’혹은 ‘음악외교’(AP통신)로 묘사된 북`미 간 문화 교류에 남북 화해 무드의 새로운 물꼬를 틀 것으로 전 세계가 기대하고 있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08 평양공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를 통해 만국 공통언어인 음악 안에서 모든 인류가 하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세계인에게 갖게 하였고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평양은 물론 전세계에 생중계된 공연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문화적 해빙을 알리는 첫 신호다”라고 평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바깥 세상과 접하는 생명선이다”라고 분석했다. CNN 역시 “북미 간의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냉전 시대에도 음악교류가 국경과 이념의 장벽을 허무는데 크게 기여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지휘자 주빈 메타는 1990년 이스라엘 필하모닉을 이끌고 소련 순회공연을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국경을 바꿀 수는 없다. 음악인은 정치적인 것에 대해 잘 말할 줄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보며 웃게 만들 수 있다. 오늘날에는 그게 중요하다.” 외교 문서에 서명하는 것 못지 않게 양국 국민의 정서적 친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금번 대전오페라단에서도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를 연 3회째 방문하여 쿠바국립오페라단과 공동주최로 오페라 나비부인(Madame Butterfly)을 아바나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쿠바는 미수교국이지만 한인 이민자들의 후손이 대략 1000여 명 살고 있어 방문할 때 마다 반갑게 맞아주어 따뜻한 동포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난번에는 호세마르티 문화원에서 한국기업가의 도움으로 한글학교도 개설하여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도 겸하고 돌아왔다.
이처럼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는데 음악만큼 좋은 도구도 없다. 특히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관현악의 화음은 말[言]이 필요 없기 때문에 국경과 언어를 초월해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연주자들과 가수들이 일사불란하게 음악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얼굴 모습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저렇게 아름다운 선율과 소리를 빚어낼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지켜보노라면 인류는 서로 싸우고 반목하며 지낼 게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된다. 연습과정에서도 별로 통역(通譯)이 필요 없다. 포르테(Forte), 안단테(Andante) 등 몇 마디만 하면 알아 듣는다. 눈빛만 봐도 서로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알 수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교류 프로그램은 한국이 지닌 최고 수준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고 우리나라 외교 정책에서도 다양한 문화교류 프로그램은 분명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17대 대통령으로 취임을 했다. 국정 주요과제 중에 문화예술부분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를 깊게 응시해 보면 문화예술은 이미 경제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토대의 하나이자 세계화로 가는데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첩경이기 때문에 그것을 전제로 하고 모든 국정과제를 설정하였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싶다.
취임식장에서 ‘문화강국, 문화예술이 활짝 피어나는 나라, 문화외교를 토대로 세계와 소통하는 나라’를 선언한 취임사를 들으며 진정한 일류국가로 우뚝 서 길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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