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결혼식을 올린후 태안으로 신혼여행을 온 박세영.윤기자 부부. |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기름유출 피해를 입은 태안으로 신혼여행을 온 사실이 알려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3일 경기도 일산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신랑 박세영(34·사진 왼쪽)씨와 신부 윤기자(32)씨. 신랑 박씨는 고양시 일산동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고 신부 윤씨는 신일중학교에서 국어과목을 맡고 있는 부부교사다.
이들은 결혼식을 올린 후 태안으로 내려와 지난 26일 태안군 원북면 황촌리 해변에서 기름방제 작업을 벌였다.
당시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악 조건이었음에도 이들은 태안지역의 아픔이 치유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자원봉사에 혼신을 힘을 다했다. 일생에 가장 값진 순간을 자원봉사로 채운 셈이다. 이들의 특별한 신혼여행은 신부 윤씨가 제안해 이뤄졌다.
신랑은 “해외로 갈 수도 있었으나 태안주민들에게 힘을 주자는 신부의 깜짝 제안으로 태안으로 신혼여행을 오게 됐다. 자원봉사를 몇 시간 하지 않았는데 큰 일을 한 것처럼 알려지게 돼 오히려 죄송하다”고 겸손해 했다.
박씨 부부는 신혼여행 경비를 모두 태안에서 소비하기로 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도 한 몫 했다.
박씨는 “예전부터 태안에 와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일정상 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하루빨리 태안주민들이 기름유출 피해를 딛고 일어나 예전의 아름다운 태안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