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절도’ 늘면서 사고 빈번
인력.경비시스템 부족 속수무책
충청권 지역 건설현장들이 각종 도난사고에 노출돼 현장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건설 현장들은 부족한 경비시스템과 인력으로 범죄에 노출되기 쉽고 실제 도난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천안시 주택 건축현장 등지에서 2000만 원 상당의 전선을 절취한 용의자가 검거됐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아산시에서 2250만 원 상당의 통신용 케이블용 맨홀뚜껑을 절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달 25일에는 보령시 화력발전소에서 파이프 절취자가 체포됐으며 29일에는 대천해수욕장 제3지구 조성공사장에서 2000만 원 상당의 보일러를 절취한 피의자가 붙잡혔다.
건설 현장들은 보통 가설울타리로 경계를 세워놓고 출입구에 경비 인력으로 출입통제 및 현장 관리를 하고 있다.
가설 울타리라는 것은 말 그대로 경비시스템이 없는 가설 시설이기 때문에 야간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경비 인력을 맡고 있는 업체도 현장에는 직원 1~2명이 고작이라 도난사고를 예방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실제 경비 인력들은 낮은 인건비 등으로 명예퇴직을 한 노인들이 대부분이라 도난사고가 일어날 경우도 이를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는 폭행 등 제 2차 피해까지 우려된다.
일부 대형건설사들은 사설 경비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중소건설사 현장들은 비용상 문제로 경비인력을 운영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건설 현장의 절도 사건이 잇따르는 것은 생계형 절도도 늘고 있으며 현장이 야외에 노출돼 있어 쉬운 범죄 대상으로 판단되는 이유다.
최근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철근, 파이프, 빔, 전선 등 건설자재들이 고가로 거래되는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 실제 현장에서는 좀도둑 등 도난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현장은 건물처럼 경비시스템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아 도난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도 전혀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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