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나),(다)를 바탕으로 재벌 기업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분석하고 우리 경제 전망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기업 구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펼치시오.
※ 유의사항
① 제시문을 활용하여 제시할 것.
② 구체적인 사례를 근거로 제시할 것.
③ 1600(±150)자 분량으로 할 것.
④ 시간은 120분임.
(가)
재벌은 출자나 혈연관계를 통해서 상호 계열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군을 일컫는다. 공정 거래법에서는 일본에서 유래한 재벌이라는 말 대신에 기업 집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실제 선단식이나 문어발식이라고 불릴 만큼 서비스 산업에서 제조업, 금융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것이 우리 재벌의 현실이다. 흔히 30대 재벌이라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하여 5대 재벌의 지배력이 훨씬 막강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재벌이라는 기업 형태가 등장하게 되었는가, 혹자는 정부 주도의 수출 지향적 정책이 빚어낸 부산물이라고 지적한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경제적 논리는 이보다 더 포괄적인 설명을 한다. 기업 조직에도 진화론, 즉 적자생존의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기업은 항상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형성되며,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경우 도태되게 마련인 것이다. 따라서 재벌이라는 조직도 하나로 탄생된 것이다. 이것을 흔히 최상의 현실적응(best practice)모형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여러 업종에 계열기업을 거느리게 되면 사업의 안정성이 강화된다. 경기는 항상 순환하고 불확실한 것이므로, 특정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분산하는 것이 투자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열기업이 많으면 서로 사주고(상호 구매), 서로 도와주어(상호 보조) 불황을 겪는 계열기업을 회생시킬 수도 있다. 모험적인 사업에 신규 진출할 경우에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서의 기능이 중요하다.
정치 경제학적인 논리로도 설명될 수 있다. 금융 산업이 발달되지 못한 개발도상국에서는 큰 재벌이 작은 기업보다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당연히 높은 점수를 준다.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도 재벌이 독립된 개별 기업보다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당연히 높은 점수를 준다. 게다가 정경 유착이 심하고, 정부의 규제와 간섭이 많은 경제에서는 재벌과 같은 조직이 있어야 모든 일을 원만하게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정부 또한 일단 신규 산업에 진출하면, 독과점적인 지위로 프리미엄(entry premium)을 보장하지 않았는가.
이것은 글로벌 환경 하에서도 마찬가지다. 국제적인 신인도가 약한 초기 단계에서는 대기업 집단이 신뢰도 구축에 유리하고, 여러 업종을 기반으로 패키지 딜(package deal)을 할 수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brand image)를 쉽게 구축하여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세계 시장에서 개도국 기업이 맞닥뜨리는 높은 진입 장벽을 대기업 집단이 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 정갑영, ‘열보다 더 큰 아홉`
(나)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용인 에버랜드 일대 창고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문화재단과 홍라희 삼성리움미술 관장의 미술품 컬렉션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삼성문화재단(리움미술관, 호암미술관, 로댕미술관 포함)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은 약 1만5000여점에 달한다.이 가운데 한국 고미술품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한국 근ㆍ현대작품이 3000여점,해외 미술품이 800여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품 가격은 산정이 어렵지만 명품이 워낙 많아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고미술품 중에는 13세기 도자기 `청자진사표형주자`를 비롯해`청자양각죽절문병`,`금동삼존불`,정선의 `인왕제색도`,김홍도의 `군선도`등 국보 36점과 보물 96점이 포함돼 있다. 국립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소장품이다.
또 한국 근ㆍ현대미술품 중에는 박수근을 비롯 이중섭 김환기 천경자 장욱진 백남준 등 최고 인기화가들의 작품이 대거 들어 있다. 특히 박수근의 `소와 유동`,이중섭의 `울부짖는 소``부부``황소`,변관식의 `삼선암`, 장승업의 `영모도 대련` 등은 거액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명품들로 꼽힌다.
해외 미술품의 경우는 팝아트, 미니멀리즘,추상 표현주의 등 현대미술이 주류를 이룬다. 여기에는 문제가 되고 있는 `행복한 눈물`의 팝아트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비롯해 미니멀리즘 작가 프랭크 스텔라, 미니멀리즘 조각가 도널드 저드와 데이비드 호크니, 추상 표현주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현대미술 대가 반열에 드는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1999년 개관한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 설치된 로댕의 청동조각 `지옥의 문`과 자코메티의 인체조각 `거대한 여인`도 삼성이 소장품 중 하이라이트라고 자부해 온 작품들이다.
그 밖의 해외 작품으로 프랭크 스텔라의 `검은 독사`를 비롯해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집`,프랜시스 베이컨의 `방안에 있는 인물`, 윌렘 드 쿠닝의 `무제`,장 뒤 뷔페의 `풍경`등도 있다. 이들 작품의 상당수는 당장 경매시장에 내놔도 점당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것들이다. - 한국 경제 -
(다)
[학생 답안]대전괴정고등학교 2학년 1반 김원태
▲ 김원태 대전괴정고등학교 2학년 1반 |
제시문 (가)에 보면 재벌기업은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기업형태임을 알 수 있다. 금융 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에서는 큰 재벌이 작은 기업보다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당연히 높은 점수를 준다.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도 재벌이 독립된 개별 기업보다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당연히 높은 점수를 준다. 게다가 정경 유착이 심하고, 정부의 규제와 간섭이 많은 경제에서 재벌과 같은 조직이 있어야 모든 일을 원만하게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국제적인 신인도가 약한 초기 단계에서는 대기업 집단이 신뢰도 구축에 유리하고, 여러 업종을 기반으로 패키지 딜(package deal)을 할 수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brand image)를 쉽게 구축하여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외화벌이를 하여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 빨리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한다. 아직도 선진국의 문턱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 낙후된 재벌기업의 경영 구조 때문이다. 이를 증명 하듯 이런 재벌기업의 문제점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벌기업의 문제점으로 불투명한 경영, 부의 세습,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비자금 문제, 족벌경영으로 인한 방만한 기업경영, 재벌의 비도덕성을 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기술보다는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재벌기업의 후진적인 구조는 결국 밖으로는 기술경쟁력 약화와, 내부로는 서민경제의 악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지금 현재도,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선호함으로 서민경제의 악화와 그로 인한 내수부진을 가져오게 되었다. 결국 재벌의 경쟁력이 약화되어 단순히 외국 자본의 유출만으로 IMF사태를 맞게 되었다. 또한 재벌의 무분별한 외국기술 도입은 결국, 국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상실하게 되는 주요요인이 되었으며 삼성 등의 일부 대기업의 반도체, 휴대폰 성장의 이면을 보면, 무분별한 외국기술 도입으로 인한 로얄티 유출로 인해, 결국은 재벌자체만 키우고, 국내경제는 더욱 악화시키는 부작용만 낳았다.
따라서 우리사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개혁이 필요하다. 재벌개혁 방안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소유구조의 개혁과 더불어 이루어져야 하며 재벌총수의 과도한 문어발식 투자, 과잉투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경영과 투자결정에서 사적 이익 추구를 억제할 수 있는 제도개혁이 요구된다. 사외이사제도의 도입, 소수주주의 권한 강화 등과 같은 이사회의 개혁과 더불어 소유권과 지배권의 불일치를 시정하는 방안을 모색하여 사적 지배이익의 유인 자체를 없애는 대책들이 필요하다.
[논제분석·출제의도 파악]
논제 대한 다양한 접근으로 제시문을 활용하여 논술 할 것
요즘 우리 사회의 키워드는 두말할 필요 없이 ‘경제 성장`이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경제의 힘이고 그 경제 발전의 중심에 재벌이 자리 잡고 있었다. 60,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재벌의 역할이 우리 사회에 끼쳤던 영향은 매우 컸으며 그들이 우리 경제 발전에 기여한 바는 누구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재벌 그룹의 비자금 문제, 재벌 총수의 폭행 사건, 재산 상속을 둘러싼 재벌 가문과의 법률적 문제 등 작금에 보여지는 재벌 그룹의 모습들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물론 어느 사회나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재벌 그룹이 항상 이 사회에 긍정적인 모습으로 경제 활동에 좋은 영향을 주는 존재로 남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내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90년대부터 거대한 재벌 그룹들이 도산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재벌체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재벌그룹의 부실은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결국 외환위기의 주요한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제위기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로 촉발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정부-재벌-금융기관의 유착과 왜곡되고 집중된 고유구조를 바탕으로 한 재벌의 부실경영이라는 구조적 문제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따라서 이 논제는 통시적인 관점에서 재벌 그룹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현 우리의 경제 수준과 미래의 전망으로 볼 때 바람직한 기업 구조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제시문 (가)에서는 재벌 그룹의 구조가 경제 활동에 유리한 점을 파악하고 (나),(다)에서는 재벌 그룹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제시문 (가),(나),(다)에서 재벌의 경영 구조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 앞으로 우리의 경제 전망에 맞는 바람직한 기업 구조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총평]
인용 문구의 적절한 사용, 논제에 대한 세밀한 접근 필요
대전괴정고등학교 교사 박진호
▲ 박진호 대전괴정고등학교 교사 |
이 학생은 개발도상국을 벗어나 선진국의 문턱에 있는 현재의 경제 상황으로 볼 때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 적합했던 재벌 구조가 개선되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성경의 구절을 잘 인용하고 재벌 구조의 자성적인 개혁을 요구 하며 ‘환골탈태`라는 사자 성어를 잘 인용하였다. 음식으로 치면 참 맛있는 양념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논제의 조건이다. 논제에서는 분명 (가)와 (나),(다)를 통해 재벌구조가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라고 하였다. 따라서 (가)에서는 재벌 구조가 개발도상국이었던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면 (나),(다)에서 볼 수 있듯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분석해야 한다. 또한 재벌 구조에서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나열하며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 경제 수준에 맞는 기업 구조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이런 부분들이 논제에 대한 세밀한 접근 과정이 생략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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