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와 ㈜다음레저가 공동으로 기름유출 피해 현장 견학을 테마로 한 관광 상품을 출시, 시름에 잠겨 있는 태안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두 기관은 23일, 24일 양일간 태안지역에 서울지역 관광객 400여 명을 유치했다.
이번 관광 상품은 당일코스로 ‘기름유출 현장 견학`, ‘태안 관광지 둘러보기`,‘태안 재래시장 장보기` 등으로 이루어졌다. 환경적 재앙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한편, 휘청거리고 있는 태안에서 생산된 상품을 팔아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뜻에서 기획된 상품이다.
24일 태안을 찾은 관광객들은 신두리 사구에 들러 기름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천리포 수목원, 태안 조석시장 장보기, 드라마 촬영장소인 장길산·이산 세트장 및 꽃지 해수욕장 노을 관광 등을 했다.
서울 양천구에 산다는 주부 이희정씨는 “자녀와 남편 등 일가족 4명이 태안에 왔다”며 “기름제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여건상 하지 못했지만 이번 관광에 참여해서 무척 보람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씨 아들 이준혁군(양천구 갈산초 3년)은 “TV에서 기름을 뒤집어쓴 새를 보고 가슴 아팠다”며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몰라볼 정도로 해안이 깨끗해 졌고 올 여름엔 가족들과 태안으로 놀러오고 싶다”고 설레는 동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관광상품을 내놓은 ㈜다음레저 양미선(39) 대리는 “반드시 돌에 뭍은 기름때를 닦아내는 것만이 자원봉사가 아니고 태안에 와서 관광도 하고 현지 상품을 팔아주는 것도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다음달에도 이와 똑같은 상품으로 관광객들을 태안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 은평구 사찰인 백화사 신도 50명도 24일 태안지역 사찰방문을 하면서 태안 조석시장을 찾아 해산물 등을 구매했다.
주지 일법스님은 “잇따른 자원봉사 활동으로 해안이 많이 깨끗해 졌다고는 하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아 신도들과 함께 태안을 찾았다”며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태안군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잇따른 관광객으로 태안 지역 상인들도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조석시장에서 건어물을 팔고 있는 장모 (62·여)씨는 “사고 이후 시장을 찾는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주말 많은 관광객이 시장을 찾아 상품을 구매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기쁜 마음을 내비쳤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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