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벽규]대-중기 양극화와 대학 一極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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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규]대-중기 양극화와 대학 一極사회

[금요논단]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 전임 연구교수

  • 승인 2008-02-21 00:00
  • 신문게재 2008-02-22 20면
  • 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
▲ 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 전임 연구교수
▲ 이벽규 충남대 경제경영연구소, 전임 연구교수
“젊은이들이 서울지역 대기업들을 선호하다 보니 지역의 중소기업이 고급인력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우리 회사의 특허개발은 아직까지도 제 혼자 힘으로 하고 있는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연구원 출신 창업자로, 몇 년 전에 회사를 코스닥에 등록시킨 지역의 어느 CEO가 기업모임에서 했던 푸념이다. 혁신형 중소기업의 대명사인 코스닥기업의 사정이 이럴진대 이보다 못한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처한 인력난, 특히 고급인력난은 물어보나마나다.

혁신형 중소기업이 무엇인가? 혁신형 중소기업이란 지식기반경제시대를 맞아 기술혁신의 선봉이며 지역경제 발전의 주체로,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주목받아 온 기업유형이다. 다 알다시피 미국의 인텔, 시스코, 독일의 SAP 등 선진국의 많은 기업이 바로 이러한 지역의 혁신형 중소기업에서부터 출발하여 이제 세계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성공사례들이다.

특히 대덕특구가 입지해 있는 충청지역은 대한민국과 동북아 혁신형 중소기업의 요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으나, 현 실태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산`학`연`관을 포함하여 지역민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필요성이 더욱 증대하고 있다.

물론 정부의 지원노력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다 함께 지역의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국차원으로 본다면, 중소기업청을 비롯하여 정부 각 부처별로 총 108개의 세부사업이 추진되고 있다(2006년 기준). 투입되는 예산만도 2006년 기준 총 3조 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수혜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특히 고급인재난의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지방중소기업이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지역 중소기업의 고급인력 수급을 가로막는 걸림돌로는 미시적 요인과 거시적 요인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다. 먼저, 미시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은 무엇보다도 정부사업 자체의 효과와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관료주도형 전시행정, 부처 이기주의 폐해, 중복투자 등으로 인해 한마디로 행정실적은 많은데 효과와 효율은 높지 않은 한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온 바다. 따라서 수요자중심, 정부사업간 연계강화, 물리적 인프라위주 사업 탈피 및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 중시 등 그 해결방안도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치들로 지방 중소기업의 인재난은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러한 미시적인 접근만으로는 풀 수 없는 보다 본질적인 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보아 수도권 일극 사회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앙권력을 포함하여 대기업 본사의 90% 이상이, 그리고 대학서열체제와 학벌사회의 핵인 소위 일류대학의 대부분이 그곳에 모여있다. 이러한 일극 구조아래 기를 쓰고 서울로 몰려가 그곳에서 대기업에 취직하려 하는 지역의 인재들을 누가 어떤 방법으로 지방 중소기업에 붙들어 매 놓을 수 있단 말인가.

서울 일극사회를 구성하는 대학서열체제, 학벌사회 등 대-중소기업 양극화문제의 사회적 원인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 없이 미시적 대증요법만으로 지역 혁신형 기업의 인재난이 궁극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만일 아니라면 우리가 고급인력조차 부재한 기업에 인텔, 시스코, SAP와 같이 성장하여 지역경제, 더 나아가 세계경제를 선도해 주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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