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기우(杞憂)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재현]기우(杞憂)

[목요세평]김재현 공주대 총장

  • 승인 2008-02-20 00:00
  • 신문게재 2008-02-21 20면
  • 김재현 공주대 총장김재현 공주대 총장
▲ 김재현 공주대 총장
▲ 김재현 공주대 총장
불과 사흘 후면 ‘이명박정부’가 탄생한다. 이 차기정부의 핵심화두는 실용이라는 경제논리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치열한 쟁점이 되고 있는 정부조직개편안의 추진에 있어서도 그 논리적 출발은 ‘작고 효율적인 정부’로 대변되는 실용이다. 이 실용이라는 경제논리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을 일정 부분 해소하고, 공직자들의 무사안일주의를 각성시키는 방향에서 작용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실용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 시장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불협화음은 IMF 이후 사회양극화가 심화되어 있는 현시점에서 볼 때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 중 한가지는 차기정부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부개편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국가권력과 시장, 시민사회가 공통적으로 참여하는 공적인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적절한 절차에 따라 국민들의 의사를 수렴해 나가는것에 대한 신뢰 확보에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않나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것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인권, 의료, 미디어, 교육 등 사회적 공공 영역의 가치에 대한 이해의 정도에 대한 아쉬움이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독립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겠다는 방침은 우리사회에서 인권은 아직도 여전히 취약한데다 시장과 실용이라는 경제논리를 강조하는 차기정부의 정책방향에 비추어 볼 때 혹시 그 기능이 위축되지나 않나 우려해 본다. 또한 보다 양질의 국민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의 역할이 강조되고 확대되어야 할 시기에 의료시장의 성급한 민영화 계획은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확대 심화시킬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는 점일 것이다. 국가재정의 폭을 줄이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합리적인 배려가 부족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방송통신융합 환경 속에서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 통신의 효용성과 공익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방송통신위원회의 대통령 직속기구화의 추진계획도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하는 대목이다. 독립기구인 방송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고자 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올바른 여론 형성에 기여하고 있는 방송을 통제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그 동기와 목적의 순수성을 오해받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영어공교육완성 로드맵’의 경우에도 그 목적의 정당성을 지지해 줄 직접의 이해당사자인 국민들이 충분하게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방법론의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실용과 효율을 강조하는 차기 정부가 추진계획으로 제시하고 있는 국립대 법인화의 문제도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 시대적 상황에 부응한 국립대 역할변화와 효율성제고를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공감할 수 있지만 국립대가 가지는 교육공공성이라는 본질적인 역할이 있다는 점에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국립대 법인화의 추진은 대표적인 공적 영역인 교육에 대해 시장경제논리로써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교육의 중립성과 대학연구의 자유 등의 훼손의 문제도 충분하고 깊이 있는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 좋은 아이디어로 준비해도 국민의 공감을 얻고 소통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이명박 당선인의 표현대로 국민들의 의사를 철저히 수렴하고 국가경영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신중하게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자율과 경쟁을 통한 실용과 효율을 최고의 선으로 하더라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공영역에 대한 개혁은 더욱 신중하고 공정해야 한다. 다수 국민들의 지지로 탄생한 ‘이명박정부’의 앞날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와 설렘을 한껏 가져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