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8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등 8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 된 코엔 형제의 영화 `No Country for Old Men`의 원작 소설. 사막에서 영양을 쫓던 평범한 사나이 모스는 우연히 총격전의 현장을 발견한다. 참혹한 시체들, 다량의 마약, 200만 달러가 넘는 현금, 그리고 물을 찾는 중상의 생존자 사이에서 모스는 돈가방을 챙겨 그곳을 떠난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사건, 조밀하고 단단한 시퀀스, 무뚝뚝해 보이는 어투와 잔잔한 독백이 교차하는 문체미의 앙상블은 이 작품을 고품격 스릴러, 완성도 높은 서부극으로 만들어 기존의 스릴러, 서부극과는 다른 차이를 보인다. 또한 멕시코 국경의 황량함, 다양한 형태와 구경의 총기들, 핏빛과 화약 연기의 로컬 이미지 아래로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대 사회의 그늘을 보여준다. 사피엔스21/ 코맥 매카시 지음,임재서 옮김/344쪽/1만1000원
영화 속 인물 심리학으로 들여다보니
▲프로이트와 영화를 본다면=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영화 속 인물들의 행위에 숨어있는 수수께끼들을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잣대로 풀어내고 의미를 부여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영화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한 책이다. 영화 속 인물들을 분석하여, ‘어떤 마음의 얼굴`, ‘벽 속에 갇힌 달팽이`, ‘굴절된 사랑이야기` 등 모두 5가지 주제에 따라 분류했다. 각 주제는 사랑, 희망, 아픔, 절망 등 인간 내면의 `원형`을 건드리는 영화를 모았다. 이 책은 영화 속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분석 역시 빼놓지 않았다. 예를 들어 <레옹>의 주인공인 킬러 레옹은 모성성을 극복하지 못해 ‘몸만 커버린 소년`으로 간주한다. 그에 대한 심리적 상징은 그가 자신의 분신같이 가지고 다니는 화초를 보면 알 수 있다. 북갤러리/김상준 지음/326쪽/1만원
전기 사림파 6인 삶과 죽음.부활 담아
▲사림열전 2=세조의 왕권승계과정에서 노출된 왕실의 도덕성과 정통성의 흠결을 치유하고 새로운 역사를 세우고자 했던 전기 사림파 6인의 다양한 삶과 공부, 행적, 그들의 침묵에 감추어진 의미를 추적하고 있는 책이다.
책은`조의제문(弔義帝文)`을 사초(史草)에 기록한 것을 구실 삼은 조선조 첫 사화인 무오사화, 연산군의 생모 성종비 윤씨의 폐출 사사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일어난 갑자사화에 관련되어 죽임을 당하거나 부관참시된 김종직·김일손·남효온·정여창·김굉필과, 이들과 교류하며 후학들에게 많은 사상적 영향을 주었던 김시습 등 여섯 선비의 삶과 생각, 죽음과 부활을 담은 인물지성사를 이야기한다.
세조의 치세를 비관한 절의파와 청담파로 알려진 김시습과 남효온, `조의제문`을 짓고 공식 역사에 실음으로써 시대의 아픔과 정면으로 대결한 김종직과 김일손, 성리학의 새로운 학풍을 열었던 도학파의 선구자로 유교의 상징공간인 문묘에 배향된 정여창과 김굉필 등 우리 귀에 익숙한 여섯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올바른 역사는 아름다운 패자를 잊지 않는다`는 교훈을 확인하게 하고 있다. 아침이슬/이종범 지음/440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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