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태안 유류피해현장을 찾은 충남지역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출신학교를 떠나 한데 뒤섞여 방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
19일 서로 다른 지역의 학교에서 자원봉사에 나섰지만 같은 방제현장에서는 모두가 한 몸이 돼 뒤섞여 기름을 제거했다. 오염된 해역을 되살리는 데 출신학교는 무의미할 뿐이었다. 서해안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는 이들은 벌써부터 머릿속으로 푸른 태안의 바다를 떠올리고 있었다.
이날 공주신월초와 태안여자중이 태안 파도리 해수욕장 인근 기름피해 현장을 찾았다. 150여명에 달하는 교사와 학생들은 저마다 준비한 방제도구를 꺼내들고 피해현장으로 걸어들어갔다. 이곳 파도리 해안 방제현장은 바위 밭으로 이뤄졌다. 뾰족한 바위가 이들의 걸음을 늦췄지만 피해복구에 대한 열망을 꺾기에는 부족했다.
손이 들어가지 않는 바위 틈 속까지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방제포를 집어넣는 등 보이지 않는 곳의 기름 제거에도 온 힘을 다했다. 태안여중 1학년 임정미양은 “기름이 많았던 초기 방제작업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여건상 이제야 자원봉사에 나설 수가 있었다”며 “하루 한다고 해서 많은 양의 기름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태안 구례포 인근에도 충남지역 학교들이 봉사활동을 위해 뭉쳤다. 당진 합덕여자중고와 홍성홍남초 교사 80여명이 방제현장에서 일손을 모았다. 최근 들어 포근해진 날씨가 교원들의 발길을 태안으로 끌어모았다. 그동안 방제작업이 이어져 왔지만 남아있는 피해현장의 기름때는 아직 교사들의 손길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서산해미초와 당진순성초 교사 60여명도 각각 구름포와 모항항에서 방제작업을 펼치며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였다. 미리 방제작업에 나선 지역주민들로부터 기름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우는 등 방제현장의 분위기를 돋구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흥겨운 노랫소리도 들려오는 등 힘들게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는 교사들은 어느새 박자에 맞춰 기름을 제거했다. 힘은 들었지만 얼굴에는 맑은 웃음이 피어올랐다.
임한양 합덕여자중고교 학생부장은 “지역 교사들과 학생들은 태안 피해현장에서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울려 기름을 제거하며 서해안 주민들의 고통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며 “학교는 지금 방학중이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들의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는 만큼 피해복구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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