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읽기]“기부로 짓는 도서관, 스타벅스 보다 빠르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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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읽기]“기부로 짓는 도서관, 스타벅스 보다 빠르게 늘어”

존 우드, 우연한 네팔여행 계기 자선사업가로 변신 ‘룸투리드’ 설립 세계 오지마을에 도서관.학교 건립

  • 승인 2008-02-19 00:00
  • 신문게재 2008-02-20 11면
  • 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김필수 대훈서적 기획실장
수많은 연봉을 마다하고 어느 날 갑자기 무작정 네팔에 초등학교를 만들어주고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는 운동을 시작해 지금은 히말라야를 중심으로 3,000개의 도서관을 만든 사나이가 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히말라야 도서관> 이 책을 통해 진정한 기부문화를 이해하고 우리사회가 적당한 기부문화도 일어나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지사 이사였던 존 우드는 매일 엄청난 양의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휴가를 받아 스트레스를 해소할 겸 동료가 제안한 트레킹에 참여해 히말라야의 오지, 네팔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네팔의 한 숙소에서 우연히 만난 네팔의‘교육재정 담당관`인 디네슈를 따라 그곳 학교를 방문하고픈 충동을 느껴 그를 따라 무작정 하루 종일 걸어 학교를 방문한다.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낫다는 그 학교는 바닥은 흙으로 되어 있었고, 좁은 공간에 70명 이상의 아이들이 미어터지듯 들어가 공부하고 있었다. 책상조차 모자라 아이들은 무릎에 책을 올려놓고 공부하고 있었다. 교장선생님이 보여준 도서관을 보니 선생님들이 책을 캐비닛에 잠가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으니 몇 권 안 되는 책이지만 훼손될까봐 그런다는 대답을 듣는다.

그나마 있는 책들조차 등산객들이 버린 것 같은 성인소설 따위가 전부였다. 교장 선생님 말씀이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의 실정을 보고는 너무도 가슴아파하면서 돌아가면 꼭 책을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킨 분이 한 분도 없었다면서 돌아오는 뒤통수에다 대고 “선생님만큼은 책을 꼭 좀 가져다 주세요”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는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메일 주소 300명에게 책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자신의 아버지가 살고 있는 집 차고가 꽉 찰 정도로 배달되어 온 3000권의 책을 가지고 그는 이듬해 그 학교를 다시 방문했다. 이 두 번째 여행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어디에 걸어야 할지 결정하게 된다.

단 한 권의 책이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주는 것이 수백만 달러의 윈도우를 파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임을 느낀 존 우드는 이듬해 마이크로소프트를 사직하고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에 책을 가져다주고 도서관과 학교를 지어주는 자선단체인 ‘룸투리드Room to Read`를 설립하게 된다. 그의 열정을 보여주는 책『히말라야 도서관』은 세계의 오지마을, 개발도상국가에 책을 전하고 도서관과 학교를 짓는 단체인 ‘룸투리드`의 이야기다.

저자는 자신이 만든 재단의 올바른 기부문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다.

첫째, 베푸는 즐거움을 알려준다.
부유한 후원자들은 자신들의 기회가 교육에서 온 것임을 안다. 그들이 이제 개발도상국에 있는 수백 명의 아이들에게 같은 선물을 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났다는 사실을 각인시켜라.

둘째, 결과를 후원자들에게 보여준다.
자신들이 기부한 돈이 어디로 가는지 믿지 못해 기부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돈이 어디로 가는지 정확하게 보여주고 원할 경우 학교와 도서관을 방문할 기회를 만들어준다.

셋째, 최소한의 경비를 쓴다.
후원자들에게 돈의 대부분이 자선파티나 관리비용이 아닌 프로젝트에 쓰인다는 것을 알린다.
넷째, 사람들은 가치 있는 일을 돕는 것을 좋아한다.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도록 돕는 것임을 알린다.

룸투리드는 ‘변화의 첫걸음은 아이의 교육`이라는 일관된 목표 아래 움직인다. 교육을 통해서만 빈곤이 대물림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전 세계 8억 5천명의 문맹 인구가 자유롭게 글을 읽고 쓰는 그 날을 목표로 존 우드와 룸투리드는 열심히 달리고 있다

현재, 룸투리드의 사업 확장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의 확장 속도보다 더욱 빠르다. 그는 자선사업가지만 기업가적 방식으로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고 기금을 모은다.

“스타벅스가 6년동안 500개의 매장을 열었다면, 저희는 3000개의 도서관을 지었습니다.”
“2010년이면 저희가 지은 도서관, 학교, 컴퓨터 교실이 1만 개를 넘어섭니다.”
“자선사업을 하기 위해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안젤리나 졸리나 브래드 피트처럼 잘 생겨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생각보다 그리 큰돈이 들지 않습니다. 한 소녀에게 1년 동안 장학금을 주는 데 250달러가 듭니다. 2,000달러면 도서관을 하나 세울 수 있으며, 1만 달러면 학교를 하나 세울 수 있습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인정하는 높은 교육열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교육을 통해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로 손꼽힌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베푸는 지혜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이 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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