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슈퍼컴퓨터 4호기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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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권]슈퍼컴퓨터 4호기에 거는 기대

[사이언스칼럼]김중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센터장

  • 승인 2008-02-18 00:00
  • 신문게재 2008-02-19 21면
  • 김중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센터장김중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센터장
▲ 김중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센터장
▲ 김중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팅센터장
세계적인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래란 무지의 상태에서 예측을 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가 선택한 미래?
그것은 당연히 국민 모두가 풍요롭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과연 지금 무엇을 선택해야,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질문 앞에서 1980년대 후반, 미국이 한 선택을 떠올려봤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일본의 국민총생산(GNP)이 미국을 앞지른 적이 있었다. 그때 미국 정부가 제일 집중적으로 추진한 것은 바로 ‘고성능 컴퓨팅법`이었다.

이후로도 미국 정부는 ‘차세대 인터넷 연구법안`과 ‘고성능컴퓨팅부흥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슈퍼컴퓨팅에 최우선적으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슈퍼컴퓨터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슈퍼컴퓨터란 보통의 컴퓨터보다 연산속도가 수백 배 혹은 그 이상 빠른 컴퓨터로,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연산처리하고 시뮬레이션 해 연구개발의 정확도를 높인다. 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첨단 연구 장비다. 기존에는 하기 힘들었던 우주탐구와 핵융합, 단백질 구조분석 등의 거대 연구를 훨씬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가 바로 슈퍼컴퓨터인 것이다. 때문에 세계 각국은 슈퍼컴퓨팅 수준을 그 나라 과학기술 수준을 재는 척도로 여길 만큼 중요시 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슈퍼컴퓨터에 대한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부터 도입되고 있는 KISTI 슈퍼컴퓨터 4호기다.

슈퍼컴퓨터 4호기는 지난 2005년 7월 계획이 수립돼 작년 3월 SUN과 IBM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현재는 29.9TFlops 성능의 1차분이 들어와 있고, 내년 초반에 2차분이 들어오면 성능은 자그마치 322.6TFlops가 된다.

3호기의 이론상 최고성능이 7.3TFlops인 것과 비교하면 상상하기 힘든 규모다.
국가차원의 슈퍼컴퓨팅 자원을 운용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는 용량과 성능이 급격하게 향상된 4호기를 활용해 기존에는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기초과학, 나노, 생명, 환경 및 에너지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초거대과제를 발굴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 사용자의 진입장벽을 완화하기 위해서 웹상에서 쉽게 슈퍼컴퓨터를 원격조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초보사용자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슈퍼컴퓨터의 잠재사용자를 발굴함으로써 슈퍼컴퓨팅 사용자의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슈퍼컴퓨팅 자원의 무상비율을 지금의 60%에서 80%까지 늘리고, 슈퍼컴퓨터 교육센터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을 통해 KISTI는 그동안 국내 연구자들이 자원과 접근성의 결여로 충분히 사용할 수 없었던 슈퍼컴퓨터를 더욱 풍족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국가 과학기술 수준을 빠르게 급상승시키겠다는 당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1억불이 넘는 엄청난 예산투자와 추진기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면 슈퍼컴퓨터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슈퍼컴퓨터의 놀라운 효율성을 경험한 연구자들은 첫 발을 내딛기가 어려울 뿐, 한 번 활용해 보면 슈퍼컴퓨터없는 연구개발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세계 10위권의 슈퍼컴퓨터가 도입되는 만큼, 사용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더불어 법제화를 통해 슈퍼컴퓨터에 대한 지원을 확고히 하는 정부의 정책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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