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창조도시의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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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창조도시의 건설

[시사에세이]신천식 대전대 객원교수

  • 승인 2008-02-18 00:00
  • 신문게재 2008-02-19 20면
  • 신천식 대전대 객원교수. 행정학 박사신천식 대전대 객원교수. 행정학 박사
▲ 신천식 대전대 객원교수
▲ 신천식 대전대 객원교수
도시는 안정과 번영을 추구하며 도시민의 삶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를 관통하는 도시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는 일정한 생명주기를 가지고 있으며 생존기한은 도시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도시가 지닌 가능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경제적·사회적· 문화적 가치창출에 소홀함이 없는 도시는 장수하고 있다.

반면, 시대적 변화에 따르는 새로운 생산체제의 도입을 무시하거나 지체하는 도시는 쇠퇴하거나 멸망하게 된다. 산업화시대의 산물인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는 인간욕구의 변화와 개성의 중시라는 시대적 변화로 인하여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 세계는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고 개인과 소수의 역할을 극대화해야만 치열한 무한경쟁의 승리자가 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인간의 집적 장소인 도시 또한 개인의 영감과 창의성을 인정하고 개인의 혁신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생산체제와 사회문화적 기반을 함께 갖추어야만 최소한의 생존이 가능해지고 있다.

대전은 외견상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능력의 신장과 정책당국의 적절한 정책 마련이 있다면 시대를 선도하는 강력한 도시정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대전시 당국의 적절한 정책 대안의 마련과 함께 효과적이고 시의 적절한 대응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만약 그러지 못한 경우에는 몰락과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관계 정책당국에서는 몇 가지의 중요한 변화요인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 시대의 생산체제는 과거와는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장소에 관한 오해이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교통체계의 눈부신 발전은 장소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할 것으로 보이나 인접공간에 집적되는 집중의 효과와 요구는 더욱더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집중의 효과는 한마디로 대면작용을 통한 상호작용의 확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의 직접적인 접촉활동은 세부적이고 미세한 부분까지도 깊이 있고 폭넓게 상호영향을 끼쳐 영감과 감성을 일깨울 수 있어 고도의 세련미와 정서적 공감대 형성을 이뤄낼 수 있다. 특히 예술적 감각과 창조적 아이디어가 절실한 현대의 시대적 상황은 지리적 요소를 주된 생산요소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며 지리적 공간의 중요성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NT, BT, IT, CT 금융산업 분야에서의 제조국이나 특정도시의 역할을 상상할 수 있다면 지리적 요소는 절대적 기준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할리우드의 영화산업을 비롯한 뉴욕의 금융산업, 서울의 테헤란로 벤처집적 단지 등이 그 예다.

둘째는 새로운 생산체제가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며 때로는 평생고용이 보장되던 노동인력시장은 단기적이고 한시적이며 매우 불안정해진다는 점이다. 그것은 소비자의 변덕스러운 욕구변화에 맞춰나가기 위해서이며, 때로는 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서,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한시적 과업팀의 활동이 노동시장에서 점차 주도적 위치를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노동자는 시장의 변화에 따르는 자기 관리를 위해 특정분야의 단일 경력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복합적 경력 관리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노동자는 불안정한 노동시장에 적응하기 위하여 자신이 어떠한 경험을 쌓아야 하는 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각종의 고용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는 지역과 장소로의 진입을 결심할 것이다. 정책당국의 역할은 각각의 업종과 진행과정상의 무수한 접속점에서 고용의 기회를 개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로 새로운 생산체제 하의 고임금, 고능력 집단은 자신의 성취와 함께 문화적 기반시설의 존재와 다양한 도시 편의 시설의 구축을 완벽하게 요구한다는 점이다. 미술관, 박물관, 콘서트홀뿐이 아니라 잘 꾸며진 도시경관과 쇼핑공간, 안전하고 품격 있는 고급주택지를 선호한다. 이들을 우리는 신인간이나 창조세대로 부른다. 특정 노동시장의 구성원으로서 특정의 지리적 공간에 거주하며 스스로의 행위와 일상을 습관화하고 사회화해 특정지역의 문화적·사회적·환경을 창출해내는 것이다. 이러한 장소의 창조는 지역산업의 발전과 함께 지역고용구조의 선순환을 가져오고 도시경제를 활성화시키며 도시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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