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브랜드 선양은 50%도 못미쳐
정확한 근거를 토대로 ‘지역 파워`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징들은 많다.
이와 달리, 보이지 않게 지역의 힘을 추정할 수 있는 것도 많다. 바로 지역 풍토(風土)가 대표적이다. 지역 풍토에 따라, 지역의 결집력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전·충남지역 기업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대전에 본사를 둔 모 제조업체 대표는 “타지역에서는 지역기업이 아니면 수주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지역기업이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기업 감싸기의 대표적인 지역은 대구·경북과 광주·전남 등으로, 서울과 멀어질수록 지역파워가 강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단적인 예가 지역 소주회사의 시장 점유율이다. 대구·경북의 지역소주 회사인 금복주의 지역 시장 점유율은 2006년 92%, 2007년 89%로 평균 90%를 넘는다. 광주·전남의 보해양조 역시 79%(2006년), 82%(2007)으로 지역 소주 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울산·경남의 무학과 부산의 대선주조는 각각 76%, 83%(2007년)이며, 제주의 한라산소주도 90%에 육박한다.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서울의 진로도 이들 지역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반면, 대전·충남의 지역소주 회사인 선양의 지역 점유율은 2006년 46%, 2007년 47%에 그쳤다. 진로(2006년 51%, 2007년 48%)보다 오히려 점유율이 낮다. 전국 소주 시장의 3%대 불과한 대전·충남지역에서조차 외지 기업에 안방을 내주고 있는 것이다. 충북소주 역시 2007년 지역 점유율은 36%에 불과, 진로의 60%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떨어진다.
선양 관계자는 “과장일 수 있겠지만, 소주시장 점유율을 보면 지역의 힘을 느낄 수 있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경우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역기업 입장에서는 지역 풍토가 중요한 건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지역에만 의존하면, 결국 성장은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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