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주)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공채를 통해 채용한 신입사원 30명을 14일 태안으로 파견했다. 매년 선발한 신입사원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을 봉사활동으로 해 온 아시아나가 올해는 복지기관이 아닌 태안을 찾은 것이다.
이날 소원면 의항리 구름포에서 만난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신입사원들, 방제복과 기다란 장화, 하얀 마스크를 쓰고 모두 바위에 묻은 검은 기름을 닦아내기 바빴다.
삼삼오오 동료와 함께 바위에 걸터앉아 뿌연 김을 내뿜으며 기름 닦기에 열중인 박연주(24·여)씨는 “많이 힘들지만, 봉사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봉사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태안 봉사는 여전히 서먹서먹한 동료와의 마음을 터주는 데도 좋았다. 박씨는 “함께 교육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어색한 면이 있다”며 “같이 기름을 닦으면서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 점점 가까워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대기업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작은 바람도 내비쳤다. 임여준(30)씨는 “자신의 일처럼 기름을 닦아낸 국민의 노력이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며 “사고와 연관된 대기업은 국민의 기업답게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입사원을 이끌고 있는 인재개발팀 정지아 과장은 “신입사원 교육뿐 만 아니라 매년 직원들에 대한 재교육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설명하고 “태안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찾아 사회에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동료와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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